崇民, 李光男 회장 “한국탁구 제2전성기” 설계
“물 만난 한국 탁구의 미래 열 것” 李회장 야심찬 포부
한동안
오랜 침체로 잠잠했던 한국 탁구계가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박홍기 회장(제일모직 상담역)이후 상당기간 공석이던 대한탁구협회 신임회장에
숭민그룹 이광남 회장이 협회측의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2월 8일 공식추대된 이회장은 12일 1차 이사회 개회선언에서 “탁구 발전을 위해서
전국 어디라도 찾아가 탁구에 소원해진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겠다”
이광남 신임회장의 취임으로 88서울올림픽이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국내 탁구가 얼마나 호전될 것인가를 두고 대한한탁구협회측의 기대는
상당하다. 협회는 그동안 최원석 전 동아그룹회장과 박홍기 회장(제일모직 상담역) 등 대기업 중역들이 맡았으나 중소기업에서 협회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의 이같은 결정은 이광남 숭민그룹 회장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협회의 결정에 직접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여자축구팀인
숭민 원더스를 창설하여 척박한 여자축구계에 꾸준한 지원과 선수육성을 아끼지 않은 이회장의 혜안(慧眼)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한국탁구가 86아시아 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유남규, 양영자, 현정화, 김택수 등의 굵직한 스타들을 배출했으나 그동안 찬란한 한국탁구의
명성을 이을만한 선수가 없었다. 이미 협회내에서도 얇은 선수층을 우려하여 여러번 지적이 되어왔지만 걱정에 그칠뿐 별다른 신인선수 발굴은
없었다. 이 점을 보안하기 위해 박홍기 회장 임기말년에 청소년 대표팀이 발족되었다.
박 전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그동안 이렇다할 성과를 못 거두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 이광남 신임회장 재임기간 동안 청소년 선수 육성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훈련기간을 일년에 150일 이상 지속하고 중요대회가 있을때마다 감독과 코치를 영입하던 이전의 관례에서 벗어나 전임감독제를 실시하여
협회에서 직접 관리감독한다. 국제 대회에도 출전횟수를 높이고 탁구의 대중화 계기를 마련하여 대중스포츠로서 탁구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의지이다.
‘핑퐁’ 도약 준비하는 한국 탁구계
취임전
협회 임원들과 함께한 이사회에서 이 신임회장은 “건의사항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주문을 했다.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이광남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아직 취임전 이지만 여자탁구팀을 창설하고 경기도 광주에 탁구전용구장도 지을 예정이다. 국제규격으로 신축해 국제감각을 유지하고 각 시합마다
푸짐한 경품을 걸어 탁구에 관심을 유도시킬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탁구팀으로 마사회, 삼성, 대우, 포항, 현대, 대한항공 등의 큰 실업팀을 더욱 활성화하고 대표선수 육성과 신생팀 창단, 국제대회의
활발한 참가와 유치도 이광남 신임회장이 내놓은 청사진이다.
탁구가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로 탁구강호 중국과 막상막하(莫上莫下)의
실력을 보였다. 이후 올림픽에서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국의 강세와는 대조적으로 메달권 진입도 힘겨웠던게 사실이다.
위축된 탁구계의 위상은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개최되는 오사카 대회와 9월의 세계 그랑프리 선수권대회를 통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이다.
이어 12월에 열리는 탁구 최강전으로 잠시 소원해진 국민의 관심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중소기업 회장으로는 처음 추대된 이광남 회장이 올해 대한탁구협회에 약속한 지원금은 10억. 이는 작년 삼성그룹 지원금과 같은 액수다.
이 신임 회장은 2005년 까지 사단법인 대한탁구협회기금을 60~ 70억 가량 조성한다는 별도의 계획이 있다.
연이은 무역수출 탑 수상한 살림꾼
대한탁구협회가
이광남 숭민그룹회장을 협회장으로 추대한데는 이 회장이 부지런한 경영솜씨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광남 회장이 국내에서는 유일한 ‘숭민원더스’여자
축구팀을 지난해 1월 창단했다. 이미 ‘제 1회 숭민배 여자축구대회’를 치룬바 있는 국내 여자축구는 오는 5월 중국, 북한, 일본, 대만,
홍콩, 미국 등의 참가가 예상되는 2회 대회를 앞두고 있다. 또한 비인기 종목인 수영, 마라톤, 씨름, 볼링, 해양스포츠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여 지원자로서 고군분투하는 성의를 보여왔다.
이것은 곧 서울올림픽이후 인기와 관심이 시들해진 탁구계가 협회장에게 바라는 점이다. 때문에 “비인기 종목을 꾸준히 지원하고 프로모션과
사회복지문화사업, 한 중노인 교류확대 등 비영리단체를 활성화 시키는 열의가 바로 현재 국내 탁구에 필요한 점”이라는 협회 관계자측의 설명이다.
이 신임회장이 그룹의 회장으로 있는 숭민그룹은 지난해 1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바 있는 국내에서 촉망받는 다국적 기업이다. 이미 지난
99년에 5백만불 수출탑을 무역협회로 부터 수상해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이회장의 이 같은 사업경영 수완은 탁구를 제도적으로 이벤트 사업화 시켜 이익을 창출하는데도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경우 탁구경기
하나만으로 흑자를 내는 경우가 다수인 것을 볼 때 “국내 탁구도 대중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이회장의 포부다. 이광남 신임회장은 또 “(협회
운영기간동안 회장실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말해 의견수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탁구협회의 문용수 전무이사는 “(이전
같으면)회장님 얼굴 보기도 어려운데 회장님께 바로 의사전달을 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신임회장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조정희 기자 jhcho@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