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집 가는길목의 ‘응달마당’
화양계곡 따라 이색 민속찻집 발길잡아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난지 하마 며칠이 지났건만 계절의 흐름은 여기에서 가던 발길을 잠시 멈춘 것일까?
충북 증평읍에서 화양계곡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소리없이 잊혀졌던 우리네 옛 삶의 향기가 그윽히 묻어나는 민속까페가 두군데 있다. 어쩌면
이제 이 지역에 붙박이로 자리잡은 듯한 ‘응달마당’과 그에 이은 ‘응달마당Ⅱ’가 바로 그 곳. 주인들 역시 친오누이 간으로 누이가 운영하고
있는 질마재 넘어 ‘응달마당’은 이미 유명세를 톡톡히 탔지만, 4년전 「운보의 집」들어가는 초입세에 새로 개점한 ‘응달마당Ⅱ’는 남동생
이재홍(40)씨와 부인 신희송(39)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아직은 신출내기 풋내음도 약간은 느껴지는 곳이었다.
예스러운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얼핏 쓰러질듯한 초라함이 느껴지는 벽과 천정아래 주인의 표현대로 귀신머리스러운 잡동사니(?)가 덕지덕지
매어달려 있다.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한 조명 탓일까, 실내는 차를 마실 수 있는 빼곡한 공간을 제하고는 민속품들로 그득하고 허리라도 잘못
펼라치면 금방 머리라도 찧을 것 같다.
듣고 간 대로 그것은 모두 우리가 바쁜 일상에 쫓기며 잠시동안 망각했던 옛 삶의 조각들이요 남겨진 흔적이었다.
한밤중 새색시의 안방에서부터 밭은 기침 뱉어내던 칠순 노인의 사랑채 웃목까지 차지했슴직한 놋요강, 그 방의 벽에 일렁이는 그림자를 남겼을
나무등잔, 한 겨울 꽁꽁 언 손자의 빨간 손 주물러주며 추위를 나무랐을 질화로, 그리고도 물레며 고리짝, 함지박, 홍두깨, UN팔각성냥
등등…
우리주변에 많은 사람들은 청자나 백자, 고미술품 등 소위 돈이 됨직한 것만을 찾고 수집하지만, 이 집 주인들은 단지 잊혀져버리기에는 다소
아까운 손때 묻은 생활언저리의 민속품들을 모아 왔다나…
그저 좋아서 모았을 뿐 팔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데 어떤 손님은 호기심에 슬쩍 하기도 하고, 신기한 마음에 만지다 손상시키기도 해 때론
속이 상한단다.
응달마당Ⅱ 문의: 043) 213-2308
응달마당은…질마재 응달마당Ⅰ 문의: 043) 832-6639 |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