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엄니, 벌써 20년 이래유!
올해로 방송 20년… ‘전원일기’의 소리없는 아우성
MBC
TV의 ‘전원일기’기 성년을 맞이했다. 올해 3월 1000회를 맞이하는 ‘전원일기’는 그 동안 15%의 꾸준한 시청률을 자랑하며 농촌의
모습을 담아왔다. 6개월이 멀다하고 신설되고 폐지되는 프로그램의 홍수속에서 여전한 모습으로 함께 나이를 먹은 죽마고우(竹馬故友)의 우정이
느껴진다.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
올해로 방송 20년을 맞이하는 전원일기는 출연자도 그대로, 농촌의 정서도 그대로 이다. 추곡수매에 마음고생하는 응삼이나, 배 가격하락으로
궁한 살림 면해보겠다며 직접 노상에서 배를 파는 금동이 처, 팍팍한 농촌살림에 아들만이 희망인 노마아빠, 형님에게 받는 것이 마냥 좋은
둘째 며느리, 어느새 훌쩍자라 영남이를 사모하는 복길이, 어려운 농촌시절 공무원으로 출세한 김회장의 맏아들 영남아빠, 따뜻한 구들에 앉아
아들이 읽어주는 춘향전을 들으며 잠을 청하는 노(老)할머니 등은 농촌을 묵묵히 지키며 친구의 귀농을 기다리는 벗과 같다.
이 드라마가 처음 시작한 1980년 10월부터 지금가지 전원일기의 축이 되는 김회장 부부는 이제 매일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진짜 부부의
모습이 묻어난다. 남편의 큰 소리에 윗목으로 떨어져 궁시렁 대는 어머니(김혜자 분)나 가족간의 대소사에도 특유의 ‘파!’하는 웃음으로 쓰린
속 달래는 김회장은 주 시청자층이 일상에서 봤던 모습이기에 드라마를 실제상황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전원(田園)의 모습으로 남아있어
20년 1000회 방송동안 13명의 연출자와 10여명의 작자가 전원일기를 보여줬다. 김회장이 전원일기 1회 방송 ‘박수칠때 떠나라’의
출연당시 극중나이 65세. 20년이 지나고 그사이 상황을 10년후로 조정한 것을 모두 합치면 지금의 나이는 95세. 장수드라라답게 극중
연기자들의 출연도, 인기도 모두 장수하고 있다.
조정희 기자 jhcho@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