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2월18일 전당대회가 1년전만도 못한 썰렁함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작년 4·2전당대회가 김근태-정동영 대권 대리전 양상으로 ‘개혁 대 실용’진영의 접전을 실감케 했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10%대 당지지율 속에서 치러질 올 2.18전대 파장은 말그대로 ‘찻잔 속 태풍’을 실감할 듯 하다.
김근태-정동영 바람 ‘없네’
2·18 전대 당의장과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현재 8명. 알려졌듯 김근태,정동영 고문이 당의장을 놓고 한판승을 벌일 전망이다. 당의장 및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김-정 두 고문과 함께 당연직 여성 최고위원으로 출마와 동시에 선출이 결정된 조배숙 의원을 빼고나면 단 2석의 최고위원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 김부겸,임종석,김영춘,김두관,김혁규 5명의 의원중 단 2명만이 최고위원 뱃지를 달 수 있는 만큼 당내 유력 대권후보인 김-정 두 고문으로선 당의장 선거만큼이나 두 최고위원 선출여부에 관심을 주목하고 있다.
당의장 최고위원 후보들의 전국투어 합동유세가 열린 약1주일 동안 열린우리당은 좀체로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의석 144석의 거대 여당임에도 10%대까지 추락한 당지지율과 창당이후 2년여간 6명의 당의장이 교체되면서 당의 정책도, 인물도 어느하나 선명하게 다가오지 못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뭘할건지 믿어도 돼’?
뭘 했는지,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잘한건 사학법 개정뿐, 그나마도 어찌될 지 우려가 앞서지만 요즘 이말만큼 열린우리당을 한마디로 설명할 다른 말을 찾기는 어렵다. 지역주의 극복,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되는 정치, 정치개혁, 분권… 말만 앞서고 해낸게 없다는 비난, 그놈의 야당탓은 약방의 감초처럼 빼놓지 않고 따라다녔다.
그나마 2·18 전대에 당원과 여론이 주목하는 건 신임 당의장 체제가 얼마나 당의 정체성을 살린 현실정책 수립으로 하락한 지지율과 국가개혁 과제들을 수행하는 틀을 만들어 낼지 여부다. 당의장 당선이 곧 대통령 당선이 아닌 이상, 2·18전대가 5·31지방선거 필승을 다지는 이벤트 행사로 치러질 이유 역시 없다는 지적이다. ‘내가 돼야 정권을 재창출 한다’는 고집은 동네 시의원을 뽑는 기초선거에서 ‘정권을 심판’할 야당의원을 ‘뽑아달라’던 구태정치를 떠올리게 할 뿐이다. 문제는 등돌린 민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