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처럼 묻혀진 정치9단 ‘JP’(김종필)는 과연 5월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손을 잡을 것인가. 충청권 정당으로 자리매김 해온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창당 11년만에 문을 닫으면서 지역정가에 ‘JP 한나라당 입당설’이 함께 회자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자민련의 유일 의원이자 대표인 김학원(충남 부여청양)의원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전격 통합선언을 하면서 부터다.
한나라로 간 ‘자민련’
두 대표는 이날 ‘대국민 통합선언문’발표를 통해 자민련은 해산과 동시에 소속 당원과 재산을 일괄적으로 한나라당에 귀속키로 했다. 통합에 즈음해 양당은 “모든 자유민주세력이 굳게 뭉쳐 좌파세력의 재집권을 막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건강하게 살아숨쉬는 희망찬 국가를 재건해야 한다”며 “통합은 시대적 소망이며 국민의 절박한 요청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자민련과의 통합으로 의석 1석을 추가한 한나라당은 원내 127석을 확보하게 됐다. 굳이 양당이라 하기조차 무색한 이 흡수통합의 저변엔 당연히 5월31일 지방선거가 있다. 충청권 표심을 염두에 둔 한나라당으로선 ‘있을 수 있는’선택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과연 김학원 의원의 입당에 그런 ‘프리미엄’이 함께 한다고 믿은 것일까. 문닫은 자민련과 관련 충청지역 정가의 표정은 “정당 존재가치를 이미 잃어버린 당이었다”며 “없어져야될 당으로서 결국 생각이 같은 한나라당행을 택한 건 당연한 일”이라는 평가다. 이에반해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이같은 통합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고다.
당장 충청권 신당인 국민중심당은 이날 김학원 의원의 ‘한나라당행’과 관련 성명을 내고 “자민련의 김학원 대표가 당을 해산하고 한나라당에 흡수 통합하는 것은 자신을 키워준 충청인을 배신하고 충청도를 팔아먹는 것”이라며 즉각 비난했다.
국민중심당은 또 “원래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4일 국민중심당과 흡수 통합키로 당시 자민련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서명까지 한 장본인이다”며 “지난 17대 총선 때 충남 부여군민의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이 된 본인이 당적을 바꿔 한나라당에 가는 것만으로도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데 자민련까지 흡수 시키고 그 재산까지 한나라당에 갖다 바친다는 것은 더더욱 용납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JP, 결국 박근혜와 만날 것”
“결국 JP가 한나라당에 입당하지 않겠나. 조만간 박근혜 대표와 만날 것으로 본다.” 의석 1석의 자민련, 김학원 대표와의 통합 뒤엔 결국 ‘JP’가 있다는 지역정가의 지적은 꽤 구체적이다. 코앞에 닥친 5.31지방선거, 이 중요한 순간 박근혜 대표와 그가 맺은 인연의 끈이 다시한번 ‘진가’를 발휘할 것이란 말일까.
오영교 행자 대 이인제 의원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충남지사직을 놓고 박빙의 승부전을 예고케 만드는 지역. 열린우리당과 신당 국민중심당의 맹추격 속에서 ‘충청권 교두보’를 자민련 흡수통합으로 이뤄내려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속내’는 결국 ‘JP’로 이어지고 마는 것일지 그 마지막이 주목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