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질주로 2위 진입에 성공한 김근태와 1년전 설욕을 딛고 3위 최고위원 입성에 성공한 ‘돌아온’ 김두관은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안겨준 주목할 ‘변수’임에 틀림없다.
1위 정동영 후보와 불과 600여표차로 패한 김근태 후보는 ‘지고도 이긴’2위로 기억됐다. 총 4,450표(48,2%)를 득표한 정 후보에 비해 김 후보는 3,847표(41.7%)를 얻었다. 2년전 1만여표 차에 비하면 당연히 역전가능성을 노려볼 만 한 결과다.
무엇보다 당원과 대의원이 정동영 당의장이 이끄는 보수파와 김근태 최고위원 중심의 개혁파간 균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김 후보측은 크게 고무된 상태다.
김근태 ‘희망키워 더 큰 희망으로 뻗어 나갈 것’
전당대회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밖에서 만난 이기우(수원 권선)의원은 “당원들이 지방선거 위기의식 때문에 40대 후보들이 비중있게 다가온 것 같지 않았다”며 “하지만 김근태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선전은 당의 개혁 메시지를 더 강하게 보여준 것”임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또 “신임 정 의장이 2년전과 다를바 없는 목소리로 실천하는 개혁을 이루지 못할 경우 김근태가 이를 대신할 것”임도 주목, 당내 두 개혁후보의 약진을 실감케 했다.
이날 체육관 밖에서 조우한 김근태-김두관 두 후보의 곁엔 삽시간에 수천명의 당원들이 몰려 ‘김-두-태’를 외치는 바람에 주위를 뜨악케 했다. “5.31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는 김근태 후보에 이어 “참여정부를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우리당을 중도개혁정당으로 만들자”는 김두관 후보의 짧은 연설이 뒤를 잇자 다시한번 ‘김-두-태’함성이 주변을 덮었다.
노심은 개혁파를 지원?
“희망을 키워 2007년 더 큰 희망으로 뻗어나갈 것”임을 약속한 김근태 후보. 그와 함께 “우리당을 중도개혁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김두관 후보의 앙상블이 이어진 체육관 밖 풍경은 말그대로 축제의 장을 실감케 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당안팎의 분위기는 일단 이 두 후보의 약진이 곧 집권여당내 지지부진하던 개혁파를 역전의 희망을 갖게한 승리자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2.18전대는 개혁파가 보수파와 더불어 집권여당 양대 중심축으로 등장함으로써 두 파 모두 승리했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 두 개혁후보들의 선전은 이후 추진될 정계개편에서 통합신당의 최대주주로 개혁파가 등장할 수도 있음을 암묵적으로 주목시킨다. 지방선거 후 어떻게든 진행될 정계개편. 신임 정의장 으로선 2.18전대 1등의 기쁨도 잠시,이래저래 발걸음이 분주해 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