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부정사용 혐의로 MBC 노동조합에 의해 고발당한 김재철 사장이 어제(21일) 오후 경찰에 출두해 6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어제 오후 4시 20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해 6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으며, 오후 10시 30분쯤 경찰서를 나섰다”면서 “김 사장은 법인카드 부정사용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 관계자도 “김 사장이 공적인 용도 외에 법인카드를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MBC 노조는 “경찰이 김 사장을 소환해 놓고도, 김 사장의 출두 사실을 감추기 위해 김 사장을 다른 사무실에서 수사하는 등 ‘봐주기 수사’를 벌였다”며 “김 사장은 당초 2층 수사과 지능팀 사무실에서 수사 받을 예정이었지만 MBC 조합원이 김 사장의 출두를 확인하기 위해 2층에서 기다리고 있자, 경찰은 김 사장을 4층 시위전담반 사무실로 빼돌려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경찰이 아직 김 사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회계자료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이지 않고 있다”며 “이 밖에도 경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MBC 노조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재철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 사장은 법인카드로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7억 원을 쓴 것을 MBC 노조가 폭로했다. 결제 내역을 보면 전국의 특급 호텔에서 무려 1억 5천만 원을 썼으며, 특히 김 사장 명의의 3장의 법인카드 가운데 김 사장이 직접 들고 다니는 법인카드의 경우 주말과 휴일에 결제된 내역이 41.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인카드로 귀금속과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결제했고, ‘뮤지컬 이육사’ VIP티켓 30장을 법인카드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 고향 친구에게 모두 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로 MBC 노조는 법인카드로 명백한 사적 유용 혐의가 확인돼 지난 달 6일 사법 당국에 김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