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의 황제테니스와 서초구 잠원동 호화 실내 테니스장 편법 증축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용 전국투어에 몰입한 박근혜 대표의 침묵이 주목된다.
이 시장의 황제테니스 파문이 불거진 3월 17일을 전후해 박 대표는 서울과 강원,충남과 전북, 제주를 오가며 연일 마라톤 지방선거 필승전이다.
이해찬 부메랑 ‘됐거든요’
가장 잘 나가는 대권주자였기 때문일까. 이해찬 총리 골프파문이후 부메랑 처럼 돌아온 이 시장의 황제테니스 파문이 박 대표로서는 ‘쓰고도 또 달다’. 이 시장의 공짜테니스 불똥이 여기저기로 튀기 시작하자 박 대표는 일단 당 부대변인을 통해 남산 테니스장 이용과 관련한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 했다. 즉 “비서진을 통해 서울 시내 실내 테니스장 몇군데를 알아보던 중 남산 테니스장을 선택했다”며 “이용시간은 사전에 전화를 해서 코트가 비어있는 시간대에 맞춰 찾아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 진상조사단까지 구성해 이시장 흠집내기는 물론 대 한나라당 포문까지 열어제낀 열린우리당이 일단 껄끄러운것도 사실. 속내야 ‘입바른 소리’로 심경을 건드리던 이 시장의 삼천포식 발언습관이 이참에 ‘쐐기’를 박는가 싶지만 대선보다 앞선 지방선거를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
사실 이 시장의 ‘삼천포식 발언’은 박대표는 물론 한나라당으로서도 여간 신경 거슬렸던게 아니다. 최연희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당 이미지가 만신창이 됐을때 “한나라당은 해변가에 놀러 온 사람들 같다”며 나홀로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이 시장 발언에 박 대표는 얼굴마저 붉혀가며 “당이 어려울 때 개인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가만 두고보지 않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마저 아끼지 않았다.
이재오도 박근혜와 ‘게걸음’?
‘황제테니스’파문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심경은 한마디로 복잡하다. 친명박계로 알려진 박계동 의원은 “별 실체가 없는 일인데 여당이 이해찬 전 총리 골프사건의 물타기용으로 끌고 가는 것 같다”고 일찌감치 의혹의 끈을 놓았다.
하지만 친명박계로 알려졌음에도 당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박근혜 대표와 ‘찰떡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재오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테니스 문제 입장은 난처할 것도 없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시에서 직접 충분히 설명, 해명한 것 같다”면서도 “공직자가 자기 일을 행하는데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냐 안될 것이냐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이것은 일반적인 국민들의 눈에 사려 깊지 못했다 하는 것은 즉각 국민들 앞에 사과를 하고 그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은근한 안티입장을 견지했다.
어찌됐든 황제테니스 파문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침묵’은 이 시장의 낙마 여부에 따라 당내 미칠 파급력도 막강한만큼 쉽게 깨질 것 같지 않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