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언어로 만나는 인류사의 현장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매그넘 창립 50주년 세계 순회 사진전
사진을
통해 세상을 알리고 숨겨진 사실들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급박한 현장의 순간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 보는이로 하여금 사건의 진실을 알게 하는
작업. 바로 포토저널리즘의 세 계다. 보도사진가 집단으로서 전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매그넘(MAGNUM) 사진대전이 오는 4월
8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매그넘의 역사
MAGNUM Photos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2년 뒤인 1947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조지 로저, 데이비드 시무어 등 4명의 사진작가를 중심으로 창립되었다. 창립 멤버
중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사람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뿐이다. 이후 매그넘은 50여년의 역
사를 거치는 가운데 국제적인 사진 에이전시로 성장했으며, 소속 회원들은 언론사에서 근무
하는 사진작가들과는 달리 자유보도 사진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들의 작품
은 특정한 주제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유롭고 개성적인 작품이 많다. 현재 매그넘은
작고한 작가를 포함 60여명의 정예회원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국내 사진계의 대부로 얼마전 타계한 임응식 선생의 노력으로 지난 1958년 당
시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것이 처음인데, 그 당시에도 40여만명이 관람하는 대성
황을 이루었다. 그후 1987년 매그넘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열린 ‘In Our
Times’전은 1993년 서울에서 ‘MAGNUM 20세기 지구촌’이라는 사진전시명으로도 개최
되어 국내 사진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에 개최되는 매그넘 전시회는 회원
전원이 참여하는 세번째의 대형 세계 순회전이다.
살아 숨쉬는 사실의 보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천안문 사태, 몰락한 루마니아 공산정권, 체코의
혁명, 걸프 전쟁 등 지난 10년간 인류사의 분쟁과 비극의 현장을 생생히 접할 수 있으며 넬
슨 만델라, 달라이라마와 같은 유명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삶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마약 소굴, 유럽의 낭만적인 풍경, 뉴요커들의 사랑과 분노, 자연에 대
한 경외, 신을 향한 존경 등 바로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을 총 451점의 작품을 통
해 보여준다.
매그넘은 예술과 저널리즘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그들의 작품세계를 추구해 나아갔
다. 매그넘의 최고작들은 항상 예술작품인 동시에 시대의 철저한 고증이었으며 작가들 역시
행동하는 사색가로서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설득력있는 육성을 들려주고 있다.
한편 매그넘은 세계화가 불러온 지역간의 부조화, 구시대적인 것과 포스트모던적인 문명 요
소들을 한 프레임에 담아 표현했다. 1998년 Marc Riboud는 터키 이슬람 세계의 전통적 차
도르를 쓴 여인이 시장 거리에 청바지를 입고 있는 마네킹을 지나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Abbas의 철문 틈 사이로 바라보는 보도 사진은 앞으로의 세계를 예견할 수 없는 우리의 무
기력함을 나타낸다.
매그넘의 정신
매그넘의 정신은 지금도 전 세계의 보도사진작가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매그넘은 사진작가 자신이 작품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초의 에이전시였다. 매
그넘이 강렬한 개성과 자아를 가진 최고의 사진작가들을 하나로 결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역
설적으로 그들의 자유로운 작가정신을 존중하는 풍토에서 가능했던 것이며 새롭고 예상치
못한 것에 대한 가능성을 항상 열어 두었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려는 열정, 보편적 언어로서의 사진에대한 이해가 없었더라면 매그넘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MAGNUM의 작가가 되려면사진작가 누구나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도전할 수 있다. 분량은 슬라이드 80장 정도이며 주 제는 하나 이상이어도 무방하다. 다만 하나의 매그넘의 회원은 정회원(member)과 준회원(assosiate), 후보(nominee)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단계는 2내지 |
장진원 기자 jwjang@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