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중학교, 대학교 동기가 맞붙어 화제다. 바로 경북중 출신 열린우리당 진대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두 후보는 40년 지기를 자랑한다.
경상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두 사람은 같은 중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동문. 그래서 친구들이 서로 겹치고 사석에서는 이름을 부를 만큼 가깝다고 알려졌다. 70년, 서울대 경영대와 공대에 나란히 차석으로 진학한 두 시골 천재는 세계적인 CEO로 다른 한명은 오랜 노동운동을 거쳐 국회의원으로 자리를 잡았고,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두 후보의 인연을 놓고 CEO출신 진대제 후보는 한나라당과 정체성이 어울리며, 오랜 노동운동 경력을 자랑하는 김문수 후보는 오히려 열린우리당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다.
‘3만달러’ VS ‘서민지사’
우선 전략공천으로 김문수 예비후보보다 훨씬 먼저 후보로 확정된 진대제 예비후보. 이미 진대제 후보는 11일, 수원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진대제 후보는 강금실 예비후보와 함께 열린우리당이 고르고 고른 에이스 카드 중 하나. 열린우리당은 진 후보의 선거캠프에 경기도 지역구 의원 28명을 투입할 정도로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선거초반 진대제 후보의 선거전략은 '3만불'로 요약됐다. 선거사무소에 '3만 달러 기지'라는 현판을 달았을 정도다. 도민 1인당 연평균소득이 3만 달러가 되도록 바꾸겠다는 뜻이다.
진대제 후보는 정치색을 최대한 배제하고 ‘먹고 사는 문제’로 표를 얻겠다는 전략을 꾸렸다. 그러나 지난 18일, 진 후보는 이른바 '3만 불' 전략을 용도 폐기했다. 이 슬로건이 선거와 동떨어진 컨셉트이며, 대중적이지도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판단에는 진대제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15%이상 뒤쳐진 지지율이 크게 작용했다.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지지율이 선거전략 자체의 수정을 요구한 것이다.
대신 진 후보는 일본을 제치고 삼성을 반도체 1등으로 올려놓은 ‘진대제만이 일본을 이길 수 있다’는 새로운 슬로건을 들었다. 역사문제, 독도문제 등으로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중인 상황과 국민들의 반일정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이에 맞서는 김문수 후보는 지난 21일, 000를 얻은 전재희 의원과 000를 얻은 김영선 의원을 000로 누르고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애초 1강으로 평가된 김문수 의원의 후보확정은 누구에게도 의외가 아니다.
김문수 후보의 슬로건은 '서민지사'. 김 후보는 △수도권 규제 철폐를 통한 고도성장 동력 마련 △수도권 광역교통망 통합을 통한 교통문제 해결 △서민복지 확대 등 '서민'과 '성장'을 혼합한 형태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낮은 당 지지율, 인지도.... 진대제 뒤집기 가능한가?
진대제-김문수의 대결에서는 단연 김문수 후보가 크게 앞서 나간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열린우리당을 크게 앞서는데다가 후보 자체의 인지도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앞서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후보는 여론조사 시기와 기관을 막론하고 10%P~20%P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일 MBC가 조사한 가상대결을 보면 김문수 의원이 40.3%, 진 전 장관은 27.4%를 기록했다. 또, 여론전문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8일 조사한 결과, 김문수 후보는 44.6%, 진대제 후보는 28.2%의 지지도를 얻었다.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
이처럼 진대제 후보가 김문수 후보에 비해 뒤지는 이유에 대해 바닥을 헤 메는 당 지지율과 함께 35% 안팎에 머물고 있는 진 후보의 인지도가 꼽힌다. 결국 김문수 후보의 독주 속에 진대제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줄여가느냐가 경기지사 선거의 핵심. 그간의 지방선거가 인물구도보다는 당대당 구도로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진 후보의 추격은 벅찰 수 밖에 없다. 이에 진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강금실 예비후보와 ‘서울과 경기의 공동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강금실 전 장관을 마냥 바라보며 ‘수도권 드림팀’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스스로 도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려가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에 몰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10%대의 지지율을 얻는 민주노동당 김용한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것도 큰 변수다. 김용한 후보가 노동자와 서민을 타깃으로 잡고 표밭을 상당부분 일군다면 김 후보 자체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케어 맘’, 진대제 ‘나도요’?
보육관련 브리핑서 ‘맞벌이 부부 보육걱정 해소’입맞추기
‘경기도 맞벌이 엄마들을 잡아라’.
3월초부터 한나라당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 연일 경기도정 발표에 나섰던 김문수 후보진영은 요즘 영 불편한 속내다. 진대제 열린우리당 후보가 3월26일 출마선언을 한이후 4월들어 벌써 두번씩이나 김후보측 도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석연찮은 느낌때문. 특히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걱정 해소 도정은 들어봐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게 사실. 지난달 7일 김 후보는 ‘케어 맘’(영아돌보미)도정을 통해 “도내 시군단위에 보육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우선 오는 2007년까지 케어 맘 1천명을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와함께 초등학교 유휴 교실을 활용 저학년을 위한 ‘School2Home’(방과 후 가정)도 제안했다. 그는 초등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가정’역시 “오는 2007년까지 도내 50개 학교에서 시범 실시한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맞벌이 부부의 보육걱정 해소를 위해 김 후보가 밝힌 이 보육정책제안은 맞벌이 부부의 영아 보육을 사회가 담당함으로써 저출산의 주요원인인 보육문제를 해결, 출산장려 정책에 기여하는데 맞춰졌으며 방과 후 가정 역시 학교라는 공공시설을 이용, 안전하게 아이를 돌보는 것은 물론 대학생,주부,은퇴자 등에게도 일자리 기회를 제공케 된다는데 그 실효를 맞췄다. 하지만 한달이 훨씬 지난 지난 19일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도 ‘경기도 엄마 스마일’도정을 발표했다.
진 후보는 이날 ‘엄마가 웃어야 경기도가 웃는다’ ‘엄마가 편해야 대한민국이 편하다’라는 모토로 보육문제 해결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진후보는 “일본 등 선진국의 여성 경제활동 비율이 60% 이상인데 반해 경기도의 경제활동 여성비율은 50%가 안된다”며 “정작 일하려고 하면 보육비용이 많이 들어 쉬고 있는 여성이 많은 경기도의 상황을 진단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확대를 위해 임기 중 보육시설을 두 배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진 후보는 ▲보육교사 2배 확대 ▲보육원 및 보육교사 지원액 100% 확대 ▲보육원 운영시간 7 to 9으로 확대 운영 ▲보육의 질 제고를 위해 보육교사에 대한 상시 재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다섯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이를위한 실천방안으로 진 후보는 ▲경기도 보육 재정의 매년 25% 확대 ▲품앗이 뱅크(노동교환센터)를 통한 전문적 보육교사 발굴 및 여성 어르신 참여 확대 ▲도립 여성회관과 여성능력개발센터.인력개발센터 등에 보육시설 신설 또는 보완 ▲경기도지사 관사의 도립 보육시설 활용 등도 함께 밝혔다. 맞벌이 부부 엄마들을 겨냥한 후보들의 표몰이 작전. 원조 여부를 떠나 현실적용이 궁금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