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지역과 함께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인천 시장 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하다고 꼽히는 인천지역은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 우선 한나라당 후보로는 안상수 시장(59)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태.
여기에 열린우리당 최기선 전 시장이 뒤늦게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 현직 시장의 대결이 연출됐다. 1998년 인천시장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에 패한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재대결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
안상수 후보 지난 4년간의 치적을 강조하며 “설욕과 동시에 재선에 성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가 가세해 인천시장 선거는 3파전이 이뤄졌다. 특히 최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2위권의 지지율을 보이는 김성진 후보는 이번 선거의 최고 이슈메이커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직시장 안상수 후보와 전직 최기선 후보는 탄탄한 조직력이 무기을 자랑하고 있다. 전 현직 시장을 거치면서 만든 지역기반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우선 안상수 후보는 지난 4년간 현직 시장으로 활동하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추진, 버스 무료 환승제 실시, 중앙공원 완성, 300만 그루 나무 심기 등 사업을 진행한 점을 주요 성과로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 안상수 후보는 이번 선거 최대 공약으로 아시안 게임 유치를 들고 나섰다. 안상수 후보는 “2014년 아시안 게임을 인천에 유치할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기 때문에 인천시장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할 만큼 아시안게임 유치를 첫 번째 공약으로 꼽고 있다. 아시안 게임이 유치되면 4조원의 부가가치가 생겨난다는 계산에서 나온 정책이다.
이외에도 안상수 후보는 “인천을 아시아의 교육과 정보 중심지로 만들겠다”면서 “송도 국제학술단지에 국내외 유명 대학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각국에서 유학생들이 찾아오고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그 나라의 최고 엘리트가 되면 인천의 국제적 명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맞서는 최기선 후보는 지지율에서 안상수 후보에 비해 15∼20%p 뒤지고 있다. 게다가 최 후보는 1995년 신한국당(현 한나라당),1998년 자민련 후보로 시장에 당선됐고 이번엔 우리당 후보로 나서 경쟁자들로부터 여당이라는 양지만 쫓아다니는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최기선 후보는 △생명의도시 △경제도시 △균형도시의 3대 비젼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이 공약의 핵심은 ‘동북아 경제중심도시 건설’이다. 최후보는 “인천을 인간 친화적, 환경 친화적, 복지 및 교육 중심도시로 변화 시키겠다”면서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발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최기선 후보는 “지난 4년간 인천으로 올 외자유치건수의 상당수가 경기도로 넘어갔는데 이를 다시 인천으로 끌어 들이겠다”고 장담하는 등 정책의 초점을 철저하게 경제에 맞추고
있다.
최 후보는 “현직시장 시절 인천에 127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계약을 성사시켰고, 이를 계기로 인천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면서 “제가 뿌려놓은 씨앗을 제대로 수확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띈다. 김성진 인천시장 후보는 작년 9월 ‘더피플’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2%의 지지율을 획득한 이래 1월 ‘경인일보’ 여론조사에서 15.2%, 3월 ‘뉴시스’ 여론조사에서 15.3%, 4월1일 여론조사에서는 15.3%의 지지율을 확보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성진 후보는 18.1%(SBS 4월 2일), 19.6%(KBS미디어리서치 4월 27일), 15.9%(조선일보 한국갤럽 5월 2일)을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와 접전을 보이고 있어 이미 ‘안정적 2위권’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김성진 후보의 핵심공약은 “평화도시 건설을 통한 통일시대 대비’다. 부평 미군기지, 문학산 군사시설, 자유공원 내 맥아더장군 동상의 이전과 문학산 패트리엇미사일 배치 계획의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김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경제자유구역정책은 사실상 부동산투기자유구역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다른 후보와 차별성을 가지는 경제공약을 준비했다. 비정규직 지원센터와 신용회복 지원센터를 만들고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해 서민경제를 일으키겠다는 것.
김 후보는 △자립경제 기반구축, 활력 있는 경제인천 △양극화 해소와 서민이 활짝 웃는 복지인천 △참여 민주주의 제도 적극 도입을 통한 주민자치도시 인천 △주민 삶 질 개선을 위한 교육·생태환경·문화 인천 △통일시대 중심 평화도시 인천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인천의 보수성이 강한 유권자들이 인물론에서 믿음과 신뢰를, 능력면에서는 경험과 판단력, 강한추진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세 후보의 장단점은 엇갈린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후보는 시정경험이 무기이지만 각종 비리의혹에 연루된 바 있으며 김성진 후보는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지만 추진력을 검증받지 못했다.
현재까지 인천 선거는 안상수 후조가 앞서나가는 형국이지만 최대 변수는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 김성진 후보의 지지율이 20%을 뛰어 넘을 경우 선거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2위권은 이른바 ‘사표심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효득표’로 인식돼 지지율 상승까지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