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너무 못하죠” “그럼” “이 정권 바꿔야 됩니다” “물론이지” “네~1번 찍으세요”… 열린우리당식 우스개 선거운동 기법이다. 상대당은 성희롱에 공천헌금 별짓을 다해도 지지율이 상승세건만 ‘뭔짓’을 해도 안오르는 지지율. 오죽 답답하면 이런 ‘이상한 네거티브’선거기법이 우스개말로 떠돌까. 실제 16개 광역단체장의 결과를 따지는 5.31선거판세는 한나라당이 12,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2대2를 기록할꺼란 예상이다. 대전과 전북, 광주와 전남 4곳정도를 놓고 두 당이 공방전을 치룬다니 누가 봐도 이번 선거는 ‘양강구도’가 될 수 없는 한나라당 ‘독주’다. 눈앞에 5.31선거도 문제지만 선거후 몰아닥칠 ‘후폭풍’이 벌써부터 정가를 감쌀 태세다. 대선 전초전 5.31 지방선거. 고민하는 여야 5당의 5.31현장과 ‘이기고도 고심’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또 무수한 열린당 해체설 속에서 ‘패한 뒤 거듭나기’를 꿈구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상이몽’대선고민 속내를 들여다봤다.
양강구도 '웬말' 한나라 '독주'
서울,경기,인천 등 광역단체장 16명을 포함해 총 3867명을 선출하는 5.31 지방선거.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일단 16개 광역단체 모두에서 후보를 냈다. 위풍당당일까, 지역편중 완화일까. 한나라당은 4년전 6.13지방선거때는 후보조차 내지 않았던 전북에서 2명의 출전선수를 앞세웠다. 또 전남(22곳)에도 4곳, 광주(5곳)에서도 2곳 등 호남 전체에서는 총 8명의 후보를 공천했다.
열린우리당 역시 2002년 지방선거 대비 4배수가 증가한 41명의 후보를 부산(13명),경남(14명),대구(4명),울산(3명)에서 각각 공천했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양당의 이같은 후보공천 현상은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 도입과 맞물려 일단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논 상태.
하지만 문제는 선거행태와 관계없이 이번 지방선거를 ‘노무현 정권’심판이자 대선 전초전으로 몰아가는 선거구도다. 선거결과에 따라 대선후보들의 행보도 갈림길에 설 수 밖에 없다. 자연스레 지방선거가 갖는 순수의미는 꼬리를 감춘 지 오래다. 단체장을 잘 뽑아 ‘쑥쑥발전’을 거듭한 지자체 역시 시선을 잡을리 만무하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광역단체장 선거판세는 12대2대2.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12곳에서 승리를 점치는 한나라당에 비해 열린우리당은 대전과 전북,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에서 승리를 가늠하고 있다.
정동영의 실패는 우리당 해체?
‘100% 날라가지. 벌써 누수현상이 보이잖아’. 일촉즉발 패배가 점쳐지는 정동영의 위기. 선거판세상 승리가 점쳐지는 전북에서 설령 정 의장이 열린우리당 모체라 할 수 있는 ‘고향사수’에 성공한다 해도 당이 해체수순을 밟는 건 시간문제란 소문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당 내부에서 마저 첫단추는 ‘책임론’인 만큼 ‘바뀌긴 바뀔 것’이란 전제하에 조심스레 옥석가리기 혹은 분열을 점치는 목소리들이 고개를 내민다. 5.31선거 100여일을 앞두고 진행됐던 당의장 선거. 당시 정동영의 자강론과 김근태의 민주대연합 충돌이 수면위로 올라오거나 개혁-실용파간 전면전이 다시 예고될 수 있다는 예측도 거론된다.
특히 5.31선거는 정동영 독주로 이어졌던 열린우리당이 해체수순을 밟으면서 당내 가려져 있던 인물들인 김근태, 천정배, 유시민 등을 대안카드로 한 노대통령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민주당과 고 건 전총리, 국민중심당이 합세하는 ‘통합신당’설도 한 축을 차지한다.
집권초반과 너무도 달라진 현실 속에서 5.31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노심’은 뭘까. 탄핵정국, 대선후보 단일화 실패로 위기의 순간 돌파구를 찾았듯 제2,제3의 탄핵정국을 만든다면 정계개편 후폭풍의 강도는 '업'될 수 있을까.
대선이여 오라, 고민하는 박근혜
지방선거 참패후 기사회생을 꿈꾸는 ‘노심’의 행보만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역시 마음은 ‘동분서주’다. 대선 전초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 치더라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 등이 모두 당내 대표적 반박 인사들. 그래서일까 박 대표는 지방선거후 민주당과 국민중심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고 전 총리를 향한 간접 러브콜도 감추지 않았다. 반 이명박 전선을 갖춘다는 포석일까.
두 거대 여야가 5.31지방선거를 공히 대선전초전으로 삼아 공공연한 정계개편을 점쳐보는 사이. 군소 민주노동과 민주당, 국심중심당 등 야3당은 이번 지방선거가 2등 정당으로 자리매김 하거나 당 존폐의 갈림길이란 위기의식 아래 적극 올인을 다짐해 논 상태.
전국 곳곳에서 열린우리당과 2등 석권을 다투는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300만표를 득표하고 300명의 공직자를 선출한다는 각오. 특히 정계개편 파트너로 이름이 넘나드는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어떻해든 소기의 성적을 올려야 ‘몸값’을 받아낸다는 예상하에 정계개편 후폭풍에서 지분을 챙긴다는 전략이다. ‘내일’을 꿈꾸는 정가. 메니페스토로 떠벌린 5.31선거에 과연 지방자치시대 10년의 흔적은 숨쉬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