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하반기 경제전망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상반기 들어 우리 경제는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원고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비교적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2/4분기 이후 원화 강세, 고유가 등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이란 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고유가 행진을 지속하고, 원.달러 환율도 빠른 속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짧은 경기순환 되풀이 될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4.8%로 전망했다. 이는 2006년 2월 당초 연구소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동일한 수치다.
2006년 1/4분기의 성장실적이 예상보다 높아서 2006년 경제성장률은 플러스 요인이 발생했으나, 국제유가의 추가상승, 환율하락 등의 마이너스 요인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으로 연구소측은 분석했다.
특히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고효과가 시차를 두고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경제성장세는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내수부진 등으로 예년의 짧은 경기순환(shortcycle)이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중 소비는 당초 예상치인 4.9%보다 낮은 4.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가상승으로 인한 구매력약화 효과가 원고 등으로 인한 구매력확대효과를 상회하고, 소비심리도 약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설비투자도 수출과 내수둔화로 당초 7%대 보다 낮은 6%대의 증가세가 예상되고,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하여 1%대의 증가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수출증가세는 원고 등의 영향으로 한 자릿수로 둔화되는 반면, 수입은 고유가 등으로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8%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출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응하여 가격에 전가하기보다는 수출물량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6년 하반기 거시정책은 경기회복세의 약화를 방지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진단했다. 재정정책은 연간으로는 균형기조를 유지하되, 가능한 하반기에 재정지출을 더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금리정책은 시중의 과잉유동성 흡수 등을위한 저금리 기조의 탈피 원칙은 견지하되, 경기여건을 고려하여 급격한 금리인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외환정책은 시장의 자율적 수급기능을 중시하되, 적정수준에서 크게 벗어날 경우, 지나친 등락을 완화하는 제한된 개입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