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창작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제작: CJ E&M, 뮤지컬해븐)가 1966년 초연 이후 반세기를 지나 2013년 봄,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올해 CJ 토월극장의 개관작으로 돌아오는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1966년 10월 26일 서울시민회관에서 개막해 4일간 7회 공연 만에 무려 1만 6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위력을 보여주어 그 뒤 이날을 기념하여 10월 26일을 ‘뮤지컬의 날’로 제정했다.
한국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무대를 통해 뮤지컬의 불모지였던 한국 공연계에 토착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서양 음악의 형식에 담은 한국적 가락과 발레기법을 응용한 안무로 혁신적인 무대를 선보여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당시로서는 유래 없이 전속 오케스트라와 무용단, 합창단, 그리고 배우들을 모두 합쳐 총 100여명의 대규모 출연진이 무대에 섰으며, 당대 최고의 창작진이 모여 박용구 제작, 김영수 극본, 최창권 작곡, 임영웅 연출, 임성남 안무로 역사적인 초연 무대를 성공리에 공연했다. 여기에 주인공인 제주 기생 ‘애랑’ 역할을 당시 라스베가스 등 해외에서 뮤지컬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패티김’이 맡았으며, 익살스러운 ‘정비장’ 역할로는 후라이보이 ‘곽규석’이, ‘신임목사’ 역할로 탤런트 ‘김성원’이 캐스팅되면서 스타들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제주 자연 경관 그대로...
탄생부터 대중성과 예술성, 혁신성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가 CJ 토월극장의 개관작으로 한국 최초의 창작뮤지컬이 귀환한다는 의의에 걸맞게 새롭게 태어난다. 배비장을 유혹하는 제주 기생인 애랑 역할은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 여배우 ‘김선영’이 맡았으며, 지고 지순한 사랑을 노래할 배비장 역할은 대표적인 뮤지컬 스타로 다양한 캐릭터를 무게감 있는 연기로 표현해 주목 받는 ‘최재웅’과 천상의 목소리로 대극장 무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남자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선 ‘홍광호’가 더블캐스팅 되었다. 그리고 신임목사 역할로 ‘송영창’과 ‘박철호’가 더블 캐스팅 되었으며, ‘김성기’와 ‘임기홍’이 방자역에 캐스팅되어 주조연의 탄탄한 연기 조화를 보여줄 전망이다.
연출에는 대본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탁월하게 해석한다는 평을 듣는 ‘김민정’ 연출과 뮤지컬 장르를 통한 스토리텔링에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 안무가 출신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Gustavo Zajac)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또한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김희수 무대 디자이너와 브로드웨이에서 다수의 뮤지컬에서 영상 디자인으로 참여한 애론 마이클 라인(Aaron Michael Rhyne)이 영상 디자이너로 참여해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경관을 무대로 가져올 예정이다.
한국 고전소설 ‘배비장전’ 신구조화에 맞게
<살짜기 옵서예>는 한국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원작으로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천하일색 제주기생 애랑과 죽은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순정과 지조를 지키려는 배비장, 의도치 않았지만 그들의 운명적 사랑에 가교역할을 하게 되는 신임목사와 익살스러운 방자의 계략이 어우러진 ‘배비장전’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색에 있어서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가되 너무 옛날말 느낌이 나는 대사들을 바꾸고, 등장인물을 좀 더 현대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여지도록 다듬었다. 가사의 경우, 원작 자체가 이미 음악과 잘 어우러져 있을 뿐 아니라 충분히 우리 작품의 개성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에 원작을 살려 가져갈 예정이다. 음악 또한 원작의 정서와 우수함을 그대로 살리되 현대 악기를 사용해 현대적인 음악과 우리 옛 가락이 조화를 이룰 전망이다.
특별히 이번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11 차세대 동반성장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차세대 문화기술을 통한 무대 매커니즘으로 구현하면서 2013년 공연을 맞아 현대 기술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한 형식과 규모의 무대를 선보인다. 홀로그램, 3D 맵핑 등 최신영상기법을 적극 활용해 기존의 무대구성을 넘어서 무대 세트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하여 드라마가 좀 더 풍성하게 보일 수 있는 새로운 무대기법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아름다운 제주도를 떠올리게 하는 모티브들이 다양하게 살아 숨쉬는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와 정형화된 무대에서 벗어나 보다 ‘섬’에 가깝게 표현하고자 하며 유채꽃이 핀 들판, 아름다운 폭포,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숲의 모습 등이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공연 관계자는 “애랑이 춤을 추는 폭포 장면에서는 배우는 안무를 극대화시키는 무대, 조명, 영상이 완벽히 어우러진 비쥬얼로 기존의 뮤지컬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웠던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13년 다시 태어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대의 무대로 선보일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오는 2월 16일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