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실려오는 피아노 선율의 향연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내한공연
일본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내한공연이 펼쳐진다. 그의 음악은 국내에서 각종 CF와 라디오, 드라마 등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은 일반인들이 쉽게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멜로디와 감성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보편적 감성에 호소하는 음악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은 부드럽고 애절한 선율, 절제된 분위기, 서정적이면서도 단아한 연주로 잘 알려져 있다. 쉽고 편하지만 결코 저급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그의 작품들은 다양한 악기 연주가 뒤섞이는 요즘의 음악 패턴에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 주는
어쿠스틱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번에 펼쳐지는 내한공연에서는 4월 새로이 발매될 6집 앨범의 곡들과 함께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의 하나인 ‘로망스’, ‘두번째
로망스’, ‘세느강의 정경’ 등 20여곡을 연주해, 맑고 순결한 서정의 세계를 직접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박영민이 이끄는
‘원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예정되어 있어 구라모토의 음악세계를 한층 더 가까이 느끼게 해줄 전망이다. 또한 이번 내한공연은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접할 수 있는 무대이어서 따뜻한 봄날을 맞아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색다른 이력
유키 구라모토는 1951년 일본의 사이타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음악적 재능을 발휘했다. 학창 시절에는 피아노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와 그리그 등의 피아노 협주곡에 심취하여, 아마추어 교향악단에서 독주자로 활동하는 등 클래식 피아니스트로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의 이력에는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 어린시절부터 음악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며 성장한 만큼 정규교육도 음악과 관련된 전공을 택하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구라모토는 일본의 명문인 도쿄 공업대학을 졸업했다. 석사학위를 받은 후 음악가와 학자의 선택의 기로에 선 구라모토는 음악가의
길을 택했고, 피아노 연주는 물론 클래식 작곡과 편곡 그리고 팝 음악의 연구에 몰두했다.
전문음악가로서 구라모토의 관심과 열정은 클래식, 대중음악, 가요에 이르기까지 식을 줄 모른다. 구라모토는 자신의 20대와 30대를 뒤돌아보면서
현재의 음악적 성공을 가능케 한 중요한 요소 두 가지를 지적한다. 우선 20대에 주로 연주면에서 피아노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장르, 즉 동요에서
시작하여 클래식, 재즈, 샹송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일들을 경험하여 폭넒은 음악성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 훗날의 음악활동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 당시 가곡과 합창곡 작곡 콩쿨에서 세번이나 입상한 것도, 그가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갖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30대에 접어들면서는 편곡작업이 늘어났다. 이는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좀 더 깊이 있는 자신의 음악관을 다듬어 나갈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동양의 ‘조지 윈스턴’
1986년 구라모토는 자신의 첫 피아노 솔로앨범인 ‘Lake Misty Blue’를 발표한다. 이 앨범에 수록된 작품 중 ‘루이즈 호수’가
크게 히트하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하게 되었다.
국내에선 세번째로 소개된 앨범인 ‘세느강의 전경(Refinement)’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앨범은 영국의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런던 필하모닉과의 조인트 레코딩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0년에 발표됐던 다섯 번째 앨범인 ‘Sailing in the Silence’는
클래식과 팝음반 통합 챠트 1위라는 진기록을 남겼을 만큼 큰 화제에 올랐다. 구라모토의 이름은 이미 홍콩을 경유하여 동남아시아에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일본의 리차드 클레이더만’, ‘동양의 조지 윈스턴’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싱그러운 봄햇살과 더불어 울려오는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잠시나마 일상의 따분함을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까.
5월 19일(토) 오후 7시 30분 /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
5월 21일(월) 오후 7시 30분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02)598-8277
장진원 기자 jwjang@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