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프로방스, 로컬… 서울과는 멀지만 누구라도 들으면 느슨해지는 휴식같은 달콤함이 있는 말들. 시사뉴스는 이번호부터 바로 이 훈훈한 지방나들이를 떠난다. 맛난 집도 들러보고, 6시 내고향에서 즐겨 찾아갔을지 모를 뚝배기같은 재래시장도 돌아볼 계획이다. 하지만 투어의 정점엔 ‘함께하는 자치’, 생동감 넘치는 장터속에 파고드는 경쟁력 있는 '로컬’이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대수도권의 큰 축 경기도. 첫 번째로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도시 수원을 찾았다.
수원의 비전, ‘드림 2010’
민선4기 수원시를 이끌 김용서 현 시장겸 당선자가 밝힌 수원의 비전 ‘드림 2010’에 따르면 이 도시는 거의 광역자치단체에 버금간다. 인구 115만(현재 106만)에 차량등록대수만도 40만5천대, 초등학교(86곳), 중학교(64곳), 고등학교(55곳) 등도 모두 현재보다 10곳이상씩 늘어날 예상이기 때문이다.
일명 ‘해피수원의 완성’으로 일컬어지는 이 도시의 그랜드 비전은 교육·경제·환경·교통도시에서 첨단·복지·문화가 있는 광역도시로 이어진다. 민선3기에 이어갈 김 시장의 두 번째 약속 ‘해피 수원’은 그야말로 ‘사통팔달’ 도시 만들기인 셈.
서울로 쏠리는 집중현상이 이 수도권의 수부도시 수원에서는 쉽게 허락되지 않을 듯하다. ‘드림 2010’의 가장 첫 모토가 다름아닌 ‘대한민국 교육 중심도시’에 맞춰져 있으니까 말이다.
과학고, 체고 등에 이어 전원 기숙형태의 완벽한 ‘잉글리쉬 하이스쿨’ 외고설립을 이뤄낸 이 도시는 이제 남은 과제로 수원예술고등학교 설립을 계획 중이다.
김 시장은 “작년 한해만 59곳에 이르는 학교특강에 초청돼 아이들과 학부모,청년과 함께 하면서 자녀키우기 미래와 졸업후 취업을 누구보다 현실감있게 느낄 수 있었기에 학교특성화 지원은 너무나 절실한 도시의 과제”라고 말했다.
신지식 기반 ‘광교 신도시’
서울이 주목하는 로컬. 이 도시는 경기도가 이끄는 신지식 기반 ‘광교 신도시’를 안고 있다. 21세기 미래성장 동력산업인 NT, BT, IT가 네트워크된 광교 테크노밸리는 첨단도시의 상징처럼 많은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신도시 광교를 안고 있지만 이 도시는 오래된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도시 전체를 감싸거나 혹은 바깥도시로 펼쳐놓는 가르마 역할의 길다란 성곽길은 신새벽 산책로로 늦은저녁 고단한 시민들의 휴식로로 기꺼이 한 몫을 다해 준다.
오는 7월 민선4기로의 새로운 출발을 앞둔 도시는 부산한 모습이다. 대중교통의 획기적 시범이 될 도시경전철 사업의 성공여부는 벌써부터 시민의 집중 시선을 면키 어려울 듯하다. 김 시장은 “민자형태로 진행될 도시 경전철 사업과 관련 이미 용역을 발주해 놓은 상태”라며 “대중교통의 발전이야말로 도시발전의 밑거름 임”을 분명히 했다.
대중교통의 획기적 개선을 모토로 한 민선4기 시정에는 실제 총 342억원의 국도비 및 시비,민자가 투입된다. 이를위해 9월중 전문기관 용역발주를 계획중이라는 설명이다. 수원시는 무엇보다 오는 2008년까지 운행노선관리와 차량배차조정, 버스적자노선에 대한 노선입찰제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한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예고해 논 상태다. 김 시장의 지적대로 도시 외곽지역을 상대로 시범지역을 지정, 시연에 들어갈 경우 답답한 대중교통난을 실감해온 서민들로선 그야말로 숨통이 트일 수도 있는 일.
편한 시장이 약속하는 도시 활성화
“수원은 IT,BT,NT라는 최첨단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공존하는 도시다. 따라서 이 도시의 시장은 누구보다 도시발전의 선후와 행정의 우선을 가늠할 줄 아는 머리와 가슴을 함께 가져야 한다.”
11년간에 걸친 시의회 의원 및 의장경험. 김 시장은 “어깨 넘어 배운 10년여 지방의회 경험이 시정의 우선을 가릴줄 아는 단초가 됐다”며 “지방행정은 생활정치가 토대인만큼 공부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자신만의 따끔한 회초리로 시민앞에 어깨를 낮추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월드스타 박지성이 함께하는 도시.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속에서 첨단과 고전을 아우르는 교육도시 민선4기 수원의 그림이 화성 성곽따라 길게 드리워진다.
남도곱창 방자족발 ‘지동순대야’
전국 최고 명물 재래시장 ‘지동’ 화성과 연계된 토속 성곽시장 ‘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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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 차림에 샌들, 혹은 운동화 가볍게 신고 그냥 차에 오르자. 어디서든 수원 표지판 찾기는 쉬울테니. 아직 인터넷 예약이 안되니 유의하시고 일단 행궁열차에 몸을 실은 채 정조대왕의 숨결이 느껴지는 화성행궁과 효원의 종 쩡그렁 울리는 서장대를 지나자. 아이와 함께 성곽아래 연무대에 들러 활시위를 당겨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할 듯.
만리장성처럼 긴 화성 성곽을 따라 아스팔트 한 번 밟지 않고도 사통팔달 시내를 돌아보는 화성 투어는 타박타박 발품 팔며 걷다보면 곧바로 이 도시의 명물 재래시장인 지동시장으로 이어진다.
순대곱창볶음, 막창구이, 엄마손맛 족발 ‘맛나네’
돌판위에 지글대는 동그란 막창구이, 엄마 손맛이 제대로 뵈인 순대곱창볶음에 온갖 양념 비율 맞춰 생고기로 삶아 낸 육질 부드러운 쫀득한 족발에 이르기까지 화성 성곽과 연계된 토속 재래시장인 지동에 도착하면 이제 허리띠를 풀러볼까.
광장 같은 시원한 장터. 40여 국밥집과 족발, 곱창구이집들이 즐비한 이곳에 오면 눈이 먼저 즐거워진다. 오후 7시 신세대들이 먼저 곱창철판볶음집으로 속속 들어선다. 시장에서 자체 공급하는 특유의 지동순대맛에 20여가지 양념을 넣어 철판위에서 함께 버무리는 곱창의 하모니.
보기만해도 침넘어가는 빨간 양념뭉치가 당면과 깻잎, 곱창을 건드리며 철판가득 지글지글~.바쁘게 움직이는 양념배인 손주걱만큼 속속 소주잔도 따라 비워지고. 이번엔 16년 숨은 손맛 방자족발이 ‘아흐~여름족발’ 한 접시를 맛뵈기로 권한다. 진공안한 순 생고기를 각종 생약제와 함께 계피,양파,대파를 넣고 진하게 삶아내면 노르스름 기름기 자르르한 따끈한 족발 한점이 마침내 쌈장에 풍덩한채 입 속으로 쏘옥~
사골뼈 우린 국물에 오소리,머릿고기,순대에 곱창까지 한웅큼씩 집어넣어 한 소끔 끌여낸 국밥 내오고, 1근에 4천원이라니 그 값에 ‘허걱’ 눈나올 눌린머리, 수육 한접시까지 더하면.만원 한 장의 행복이 바로 이런 것. 이 모든게 IT 도시의 재래시장답게 콜센터(☎1577-7025)로 즉시 포장 배달 가능하다니 “얘야, 담엔 아빠 피곤하니 시켜먹자”해도 좋을 듯.
수원 양념갈비 유래는…
수원의 대표적 먹거리 ‘양념갈비’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왕이면 유래까지 알고 먹으면 제격일 듯. 예부터 수원은 지방에서 한양으로 들어가는 물산들이 모이던 곳. 수원의 우시장은 일제때부터 전국 3대 우시장으로 꼽혀 장날이면 곳곳에서 모인 소장수와 농민들로 성시를 이뤘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 먹거리는 따라가기 마련. 수원이 유명한 갈비 고장으로 자리잡게된 배경이기도 하다. 수원 양념갈비는 지난 1956년 재래시장인 영동시장내 위치한 화춘옥에서 그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간장,물엿,설탕,생강,마늘,양파 등 갖은 양념을 묻혀 재운뒤 뜨거운 숯불위에 살짝 구워 내놓던 갈비 맛은 그 큰 갈비대를 덥썩 들고 먹는 모습으로도 절로 군침을 삼키게 했다나.
10년째 매년 열리는 갈비축제는 결코 놓쳐서는 안될 수원의 명물 먹거리 축제. 가족과 함께면 널찍한 본수원갈비(☎031-211-8434)로, 비즈니스가 목적이라면 가보정(☎031-232-3883) 등이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되고 있다.
수원에서는 특히 오는 10월12일부터 4일간 열리는 화성문화제 기간중 한·중·일 3국의 음식문화제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로 손꼽힌다. 화성 행궁앞 광장에서 열리는 이 축제때는 향토음식인 수원양념갈비와 함께 일식,중식 요리들이 할인판매되며 즉석 시식회도 푸짐하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