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 이명박이 불안하다. 당내 또 다른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퇴임후 ‘민심읽기 100일 대장정’에 돌입하자 당 안팎에선 박근혜-손학규 ‘대선후보 경선론’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지만 이 전시장을 겨냥한 흉흉한 소문이 웬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언제든 튀어나갈 X맨’?
지난 6월30일 4년간의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이 전시장. 퇴임 후 종로구 견지동에 마련한 개인사무실로 출퇴근하며 본격적인 대선채비에 나섰지만 그를 향한 당 안팎 여론은 곱지 않다.
‘언제든 튀어나갈 X’라는 노골적인 표현마저 서슴치 않는 한 골수당원은 그가 “경선패배하면 못나갈 테니 그 이전에 나갈 것”이라는 단언마저 아끼지 않는다. 당내 친박 계열로 알려진 이재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중진,소장파 등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한 경고성 발언역시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대표가 5.31지방선거 압승과 예기치 않은 피습사건 과정에서 보여준 의연한 대처로 이미 주위에 ‘구름(?)같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따라갈 X맨’이 몇 명이나 되겠냐는 노골적 반박(反博)론 앞에선 정치란 게 참으로 간사하다는 실감마저 들 정도다.
이제 그의 탈당과 궤를 같이할 ‘선발대’조차 찾기 어렵다는 말일까. “죽을려고 (이 전시장을 따라)나가냐”는 공격적 비난. 이 전 시장이 과연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1위주자였던가 의아해질 정도다.
박근혜와 경선시 ‘승산 없다’?
한나라당 새정치수요모임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카데미에서 쏟아진 정치풍자 패러디는 꽤 재밌다. 다음은 ‘당연하지’라는 한 개그코너를 패러디한 내용.
“이명박, 너 말만 그러지 대선 안 나올 거지? “당연하지!” “박근혜, 너 싸이 방문자수 올릴려고 당직자들한테 글 쓰라고 그러지?” “당연하지!” “원희룡, 너 머리 좋다고 대통령도 필기시험 쳤으면 좋겠지?” “당연하지!”
웬지 ‘불길한’ 패러디가 영 찜찜할 수 밖에 없는 이 전시장. 확실히 당 안팎의 분위기는 탄핵역풍을 막고 고공행진을 할 때와 달리 박 전 대표의 지지분위기가 지방선거 압승, 피습사건 이후 한층 업그레이드 되면서 이 전시장의 위상을 압박해 오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세론’으로 굳혀져 가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제고 때문일까. 당내 전략통으로 꽤 알려진 한 의원은 “그가 경선전에 빠져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후를 택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회창 전 총재마저 박 전대표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이명박 진영은 사실상 초상집”임을 주목, 조석으로 변하는 민심의 실체를 여과없이 토로했다.
한 조찬포럼 현장에서 쏟아진 무성한 반박(反博)론들. “여성대통령은 시기상조”라는 해프닝성 발언으로 요란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던 이 전 시장은 ‘민심은 살아있는 생명과 같다’는 또다른 한 야당중진의 의견에 대해 어떤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
여성대통령은 시기상조?
청계천 완공직후 급속히 번져나갔던 ‘이명박 대세론’은 어디로 간 것일까. 다급한 이 전시장이 최근 언론사 경제부장단과 갖은 오찬자리에서 여성대통령 탄생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는 아직 여성대통령이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우세한 것 같다”고 답하면서 쏘아올린 박근혜 겨냥 화살마저 부메랑처럼 돌아온 냉랭한 현실.
허겁지겁 “(박 전대표를 겨냥한 게 아닌) 와전된 얘기였다”며 해명에 나선 이명박. 그는 과연 무엇으로 ‘이명박 대세론’을 회복할 심산인 걸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는 지금은 경쟁 관계에 있지만 결국에는 협력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며 “서로 협력하면서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던 그의 한 일간지 대담기사가 모락거리는 탈당설 속에서 웬지 공허함을 더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