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이달 중순까지 장마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습도가 높은 장마철은 전염병의 위험이 높은 시기다. 최근 불량한 급식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 특히 식중독에 의한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장마철을 건강하게 나는 법을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에게 도움을 받아 알아보았다.
계속 씻고, 또 소독하고
여름철에는 단체 여행객의 증가와 기온상승으로 인한 세균 번식이 용이해져 세균성이질, 식중독 등 식품매개전염병의 집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살충 살균을 미리 해 두면 전염병의 원인 인자를 없앨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씻는 단순한 행동이 막을 수 있는 전염병은 70%를 넘는다. 또한, 양치질만 잘 해도 구강건강은 거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유혜선 보건학자는 “몸이 지저분하면 병균이 침입하기 쉬워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청결만으로도 결핵 등과 같은 전염성질환과 만성퇴행성 질환을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먹기 전에는 손을 씻고 먹고 난 후에는 양치질을 꼭 한다는 수칙을 계속 체크하고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손을 구석구석 씻어야 병균을 죽일 수 있다. 흐르는 미지근한 물에 손과 팔을 적셔서 충분한 양의 비누로 거품을 내야 한다. 손톱으로 손바닥을 긁듯이 여러 번 씻어내고 양 손바닥을 골고루 문지르며, 깍지를 끼고 문질러 손가락 사이사이도 골고루 씻는다. 팔목도 노출된 부위이므로 잊지 않고 씻어주도록 한다. 특히 손톱 밑을 주의해서 씻고, 흐르는 물에 비누기를 깨끗이 씻어내도록 한다.
노로바이러스 적신호
식중독 예방도 손 씻기가 기본이다. 이번에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는 로타바이러스(Rotavirus)와 함께 급성설사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원성 바이러스로 년 중 전체 설사 환자의 10%가 감염되며, 겨울철에 감염인 수가 전체 환자 중 40%로 급증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오염된 음식과 물에 의해 전파된다는 점에서 특히 장마철에는 위험도가 높아진다.
바이러스 식중독의 증상은 감염 후 24~48 시간의 잠복기를 거쳐서 나타나는데, 메스꺼움 구토 설사 위경련 등이며 때때로 미열 오한 두통 근육통과 피로감을 동반한다. 감염되었을 경우 갑작스러운 설사 등이 발생하며 1~2일 정도 지속된다. 소아의 경우 성인보다 심한 구토증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이러스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에 비해 미량의 개체(10~100)로도 발병이 가능하고, 2차 감염으로 인해 대형 식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 수인성 전염병과 유사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산발적인 발생이 많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집단 식중독을 잘 일으켜서 공중보건학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CDC는 미국의 집단 식중독 중 약 50%가 노로바이러스감염증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감염증은 조개류(굴, 대합조개, 홍합 등), 생야채 등의 오염된 식품을 통해서 감염된다. 특히 얼리거나 60℃ 미만의 온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
오염된 물 또한 노로바이러스의 주된 감염경로가 된다. 염소 농도가 10ppm 이상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노로바이러스는 죽지 않는다. 설사가 멈춘 후 보통 2~3일 동안 바이러스가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으로도 감염된다.
우울증 빈도도 높아져
바이러스 식중독은 치료법이나 감염예방백신이 없다. 대체로 감염증상이 경미하나 소아 노인 환자에게 발생하는 탈수 증상은 생명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구토 설사 증세가 있을 경우 탈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양의 음용수를 섭취하는 대증 요법을 실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예방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다.
요리 전이나 식사 전, 화장실 용무 후 항시 손을 씻도록 한다. 음식 재료 또한 깨끗이 손질해야 한다. 조개류, 야채 등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식품을 조리할 때 씻거나 데치는 것으로 바이러스가 죽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물탱크 저수조 배관 등도 청소해 오염되지 않은 식수가 공급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집단급식소, 식품위생업소에서는 조리, 식기 세척에 사용되는 물은 반드시 수돗물을 사용하고 불가피하게 자가 수도 등을 사용할 때는 염소 소독을 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염소 농도가 10ppm 이상으로 유지돼야 노로바이러스는 죽기 때문에 20ppm이 권장하는 염소 농도다. 음식 조리자는 항상 손을 청결히 하고, 설사증상이 있을 때에는 설사가 멈춘 후 3일이 지나기 전에는 조리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 등의 지침을 지켜야 한다.
장마철은 또한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겨울처럼 일조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이 증가하는 시기기도 하다. 짧은 기간내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매년 반복되며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환기를 자주해서 불쾌지수를 높이며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 등으로 몸의 리듬을 관리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