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문화행사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음악감상회 및 미술작품 전시회 등 다양하고 풍성한 행사
음악회 한 번 가는데
최소한 이삼 만원. 연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즐길라치면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점잖게 양복을 빼 입고 가는 분위기도 답답하다. 문화예술계의
턱은 이리도 높게만 느껴지는데 알고 보면 무료로 문화행사를 누릴 기회가 적잖이 있다.
LG아트센타 <런치 예술무대 2001>
연말까지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LG아트센타 메인로비에서 <런치 예술무대 2001>을 개최한다. 테헤란로에 있는 벤처 직장인뿐만
아니라 문화의 향기를 따라 온 관객들은 아주 특별한 ‘예술이라는 점심식사’로 배를 불릴 수 있다.
<런치 예술무대 2001>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봄의 미풍과도 같은 춤 시리즈,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담은 재즈 시리즈, 가을의 사색과 여유를 더해 줄 마임 시리즈, 그리고 성탄과 송년의 분위기를 한껏 돋워줄 연말 콘서트까지 계절의 특색에 맞게
3개월씩 시리즈로 이어져 각기 다른 예술 장르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4계절의 다양한 장르를 빠짐없이 섭렵한다면 문화예술 감성지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 재즈 시리즈는 6월 퓨전 재즈 밴드 ‘WAVE’, 7월 포크 록 밴드 ‘비온디’, 8월 ‘스틱킹’의 무대가. 가을 마임 시리즈는
9월 고재경의 ‘황당 시리즈’, ‘나비’, 10월 이태건의 ‘인생’, 11월 사다리 마임 연구소의 ‘보이책’이. 겨울 송년 콘서트가 열리는
12월은 브라스 앙상블의 ‘Happy new year’가 다가온다.
국립극장 <토요문화광장>
꽃향기와 풀내음 가득한 도심 속의 예술공원, 국립극장 <토요문화광장>은 맑은 공기와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국악, 대중음악,
가곡, 재즈, 팝 오케스트라, 발레, 현대무용 등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제공한다.
6월2일에는 블랙홀 세 번째 ‘문화혁명 콘서트’가 열렸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가요순위프로 폐지를 표방해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9일
국립무용단의 춤과 소리와 빛이 어우러지는 환상의 무대가 펼쳐지고, 16일 한국 재즈 1세대 연주인 류복성의 ‘재즈 콘서트 3000’이, 23일
국립발레단이 엄선한 ‘명작 발레 하이라이트’가 우아하고 멋진 율동으로 여름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예정이다. 30일에는 서울 재즈 오케스트라가
재즈의 본 고장인 뉴올리언스의 연주 못지 않은 기량으로 ‘추억의 팝 콘서트’를 개최한다.
덕수궁 <가족음악축?gt;와 <열린 미술마당>
토요일 덕수궁에서는 감미로운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한국전업미술가협회의 미술작품을 맛볼 수 있다.
<가족음악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덕수궁 중화전은 재건 중이기 때문에 분수대 앞에서 축제를 개최한다. 시민들은 하성호
씨가 지휘하는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의 멋진 음악을 분수대 주변에 두런두런 둘러앉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열린 미술마당>은 난해한 현대미술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일반 시민들이 보다 친숙하게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고 있다. ‘찾아 나서는 미술문화’에서 ‘대중 속에 파고드는 미술문화’를 구현함으로써 삶 속에 녹아드는
미술문화를 창출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이곳에서는 ‘캐리커쳐 그려주기’ 시간도 갖는데, 작가들이 무료로 관람객들의 모습을 즉석에서 그려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운현궁 <일요예술무대>
매주 일요일 오후, 동서양과 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무대가 운현궁내의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일요예술무대>는 우리 문화 예술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춤과 소리, 각종 연희 공연과 동양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임으로써 좀더 쉬운 이해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6월 토요 영화감상회>
토요일에 과천 ‘미술관 옆 동물원’의 이정표 앞에서 과감히 미술관을 택한다면 가족이 오붓하게 영화를 감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미술관을
‘휘’ 한 번 둘러보고 대강당으로 들어서면 ‘전쟁과 휴머니즘’이라는 주제로 6월 한 달간 다섯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2일 ‘아라비아 로렌스’, 9일 ‘라이언 일병 구하기’, 16일 ‘패트리어트’, 23일 ‘콰이강의 다리’, 30일에는 ‘브레이브 하트’가
상영된다.
전쟁기념관 <국군의장행사>
금요일에 전쟁기념관을
가면 아주 특별한 의식을 볼 수 있다. <국군의장행사>는 국군의 정연한 기강상태를 보여주는 높은 수준의 의식행사이다. 육·해·공군
3군이 통합 편성된 국방부 의장대대는 60만 한국군을 대표해서 최고의 의장행사를 실시한다.
식전행사로 국방부 군악대의 화려하고 신나는 군악 연주가 울려 퍼지고, 본행사에서는 조선시대 무관복을 착용한 43명의 국군전통의장대가 조선시대
군악대를 그대로 재현한 취타대 전통 군가에 맞추어 10분간 전통무술 시범을 보이고, 군의장대의 카라카스와 목총 시범, 3군의 통합 동작시범이
펼쳐진다.
잠실 석촌 호수 <서울 놀이마당>
토·일요일 오후에 전통 민속 공연이 열린다. 4월 10월에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5·6·9월에는 4시에서 6시까지,
7월 8월에는 5시에서 7시까지 두 시간 동안 농악, 판소리, 마당극 등 우리의 전통을 접할 수 있다.
6월9일에는 사물놀이 솟대패의 사물놀이와 고성오광대, 10일 장사익의 노름마치사물놀이와 김천빗내농악, 16일 송파산대놀이와 강릉농악,
17일 한국의 집 민속예술단 공연과 뿌리패 사물놀이의 공연, 23일 송파구 민속예술단의 공연과 고성농요, 24일 마산농청놀이와 청주농악, 30일에는
남이장군 사당제와 영광우도농악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처럼 다양하게 열리는 무료문화행사는 멀게만 느껴지던 문화예술 현장을 대중 속으로 옮겨 놓음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리 즐길만한
행사를 체크해두었다가 햇살 좋은 주말에는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무료시음장’에서 순도 높은 공연·전시에 한껏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