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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 700만의 불행, 서울대 공화국

  • 등록 2006.10.10 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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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로 목숨을 잃은 무학여고의 꽃다운 청춘들을 기억하십니까?
32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놓고 당시 고3 교실은 이렇게 농담을 했답니다.
“전국 등수 올라가겠네” 학벌이 부와 명예와 권력을 모두 가져다주는 세상이 얼마나
사회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 본지가 해부합니다.


학벌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학벌의 중심에는 서울대가 있다. 학벌의 정점에서 수 십 년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서울대. 100만 명의 수험생에게 서울대는 꿈이요 삶의 목표가 된다. 서울대가 움직이면 한국 교육정책과 입시정책이 함께 요동을 치며, 서울대가 논술을 강화하겠다고 하면 강남 일대의 논술학원은 미어터지고, 서울대가 토익, 토플을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하면 영어 학원이 희색을 띠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대 공화국’이라는 말이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서울대 2008년 입시안
죽음의 트라이앵글, 내신+수능+논술

서울대가 논술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08년 입시안을 발표한 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심지어 입시에 토익과 토플성적을 반영하겠다는 말을 꺼냈다가 반발이 거세자 일주일만에 철회하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마터면 전국의 중고등 학생들이 토익, 토플학원을 다녀야하는 일이 벌어질 뻔한 것이다. 온 나라가 서울대의 입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현실은 학벌의 정점에 있는 대학이 서울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울대가 발표한 2008년 입시안은 논술과 학생부의 반영률을 높인다는 내용.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중에서 2등급 1개 영역 이상과 탐구영역에서 1등급 2개 영역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1차로 수능시험 점수로 3배수를 뽑은 다음에, 2차로 '학생부 50% - 논술 30% - 면접 20%'로 평가한 후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것이 주요 요지다. 수능시험을 통해 3배수를 뽑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학생 중 상위 거의 1만 명을 독점하겠다는 발상이다. 이 1만 명 중에서 2차로 내신과 논술, 면접으로 최종 선발자를 가린다. 이 같은 입시안은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수능이 사실상 변별력을 잃은 상황에서 양질의 입학생을 논술로 가리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이 입시안대로라면 학생은 내신으로 국지전을 벌이면서, 수능 진검승부를 준비해야하고, 다시 논술로 필살기를 날려야 한다. 이 입시안이 ‘죽음의 트라이엥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서울대가 입시안을 발표한 뒤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년 입시안에 대한 협의를 내년 3월로 미루는 미봉책으로 여론을 잠재웠다.
그러나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아직도 서울대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입시안을 보며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다. 12년 동안의 초, 중, 고등학교의 학습이 '교육'이 아닌 대학입시에 맞춰져있는 현실에서 서울대 입시안은 곧 교육정책이며 학생들의 삶을 결정짓는 지침서와 다름없다.
이처럼 서울대에 대한 사회의 열망은 ‘광기’에 가깝다. 전남대 철학과 학생회에서 개최한 '학벌, 우리들의 신화'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박정민 씨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등교하던 꽃다운 청춘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때 무학여고 학생 32명이 목숨을 읽었는데, 모두 인문계 문과학생이었답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등교했는데 당시 교실에서 학생들은 이렇게 농담 아닌 농담을 했었습니다. "전국 등수 올라가겠네?"

이 이야기는 농담이 섞여 있지만 현실과 가까운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를 들은 청중들은 그 자리에서 탄식을 내뱉었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서울대와 학벌에 대한 광기는 이처럼 한국 고교 사회를 포함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부와 권력과 명예의 ‘종합선물셋트’
그렇다면 왜 학생, 학부모, 한국사회는 서울대에 열광하는 것일까? 서울대 합격통지서는 부와 명예, 권력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자격증서’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실상 서울대 출신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 합격'은 단지 대학에 입학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서울대에 대해 "권력독점의 주범역할을 하고 있는 '권력집단으로서의 서울대'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위 표는 서울대 출신들의 권력독점현상에 대해 보여준다. 서울대 출신 학생들이 장차관이 되고, 재경부, 외교부의 실무요직에 앉아서 나라의 경제정책, 외교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정세근 충북대 교수는 최순영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서울대가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의 권력이 문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정 교수는 “서울대는 학문의 중심이 아니라 권력의 중심”이라면서 “서울대가 고유의 학문을 고집할 때, 서울대로서의 위상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상봉 교수(전남대 철학과)는 “명문대라고 하면 서울대, 연대, 고대를 꼽지만 연세대, 고려대와 서울대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다른 국공립대와 비교해서도 따로 설치령을 가지고 있는 서울대는 특권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같은 명문대나 국공립대라도 서울대의 독보적 위치와 견주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입학 = 출세’ 누가 공부하겠나?
대한민국 1등 대학 서울대. 그러나 세계에서 서울대가 명함을 내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9월 28일, 영국 ‘더 타임즈’가 분석한 경쟁력 순위에서 서울대는 93위를 기록하는 '망신'을 당했다. 그나마 100위권 안에 진입한 것이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의 대학경쟁력은 형편 없는 수준이다. 이 분석에서 도쿄대는 12위를 자치했다. 또, 미 ‘뉴스위크’가 선정한 대학 순위에서 서울대는 아예 10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조사에서도 도쿄대는 16위 였다.
이에 대해 서울대 김영준 기획실장은 “논문 게재수, 교수당 논문 인용수 등에서는 괜찮지만 외국인 교수 수와 학생 대 교수 비율, 도서관 장서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영준 기획실장은 "하버드 예산은 2조8000억원 인데 서울대는 4000억원도 안 된다”며 재정적 한계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세화 ‘학벌없는 사회’ 공동대표는 “서울대에 입학하는 동시에 부와 권력이 주어지는데 누가 학문을 연구하겠는가”라고 묻고 있다.
홍 위원은 “유럽에서는 일단 모든 사람에게 대학의 문호를 개방하지만 아무에게나 학위를 주지는 않는다. 입학과 동시에 출세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굳이 공부를 안해도 출세의 발판이 될 수 있는 학벌이 있는 한 서울대와 한국 대학의 발전은 먼 이야기”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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