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만의 최악 ‘가뭄’
정부 ‘한물간’ 미온적 세제지원 발표뿐 근본적 한해대책 부재, 인공강우 등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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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인 단비가 내렸다고 하나 지난 3월부터 6월사이 전국은 공히 80~90일을 넘나드는 무강수 일수를 기록중이다. 기상청 기후예측과에 따르면 1월부터의 무강수집계(표참조)는 6월11일 현재 최고 138일(경북 안동·의성 등)에 이른다. 최고를 기록했듯 경북의 가뭄은 극심함 이상이다. 산골이나 섬조차 아닌 행정구역상 수도권의 한복판 이랄수 있는 ‘시’단위에서조차 ‘식수’가 부족해 비상급수가 한창이다.
섬도 아닌 ‘시’에서 식수조차 ‘비상급수’
서울 역시 예외일 수 없다. 3월부터 집계된 무강수 일수만 87일에 이르고, 1월이래 6월현재까지 130일의 무강수 기록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강수량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2.9mm를 보였던 서울의 강수량(표참조)은 6월12일 현재 46.9로 -66.0을 기록했고, 특히 전북 전주의 경우 지난해 348.9의 강수량이 올해는 74.9에 불과해 토탈 -274.0의 극심한 강수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조악한 기상청의 강수율 집계가 있었던 동일 범정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촉구선상에서 발표된 대통령의 담화문은 한마디로 ‘한물간’ 미온적 세제지원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었다는 비난이 높았다. 90년만의 사상최악 가뭄이라는 재난앞에서 대통령의 담화는 지원대책에 그쳤을뿐 효율적 물관리대책을 찾기엔 너무나 궁핍했다는 지적이다.
“가뭄이 지속돼 농작물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대해 학자금 지원·세금감면·영농자금과 농가 가계안정자금 지원 등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대통령의 담화문은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부족했음은 물론, 종합적인 물관리 중장기대책과 국토의 효율적 관리대책 부재로 이어져 차라리 ‘장관급 담화’이상 기대할게 없었다는 실망마저 터져나왔다.
효율적 물관리대책 빠진 ‘대통령 담화’
기록적 가뭄상태가 계속되면서 전국은 혹독한 한해(旱害)몸살을 앓고 있다. 남서해등 도서지방 주민들은 격월제 급수에 방치된지 오래고 밭작물의 피해역시 모내기 논물에 치중된 급수조치로 더욱 극심해진 상태다. 특히 보리나 양파 마늘 등의 작물은 이미 잎마름 현상과 함께 타들어가는 가뭄을 전폭적으로 실감케 하고 있다.
전국의 저수율 역시 바닥권이다. 영남의 젖줄 낙동강 수계도 이미 실핏줄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남강댐의 저수율은 11%대로 떨어졌고 안동댐 33.1, 임하댐 25.8, 합천댐 27.2%로 1주일이나 길게는 열흘을 전후해 바닥훑기가 목전에 다가와있다. 전북지역의 경우도 저수율 20%미만이 100여곳에 이르렀고 금새라도 바닥드러내기가 초읽기인 곳만도 50여개에 이른다는 통계다. 6월11일현재 전국 1만8000여개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균 52%로 평년대비 -21%로 알려진다.
정부와 민주당이 긴급수혈키로 한 가뭄대책비는 총 2,529억원.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도 및 충청지역 등 가뭄극심 지역의 관정개발과 용수개발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농림부는 이미 345억원의 용수개발비를 시군에 전달한데 이어 단위농협을 통한 양수기 2,758대의 전달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가뭄대책비 2500억원 긴급수혈, 10개 댐건설도 계획
대통령의 미온적 담화문 발표이후 민심을 의식한 당정은 항구적이고 종합적인 가뭄대책 마련이란 선상에서 오는 2010년까지 10개에 이르는 댐건설 장기계획과 기추진중인 농업용수 10개년계획(1995-2004년)을 중간점검해 장기적인 수리시설 설치에 보완을 기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지만 환경단체와의 빈번한 대치로 번번히 댐건설 유보를 표명해왔던 정부가 이번 90년만의 최악가뭄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는 주목될 수 밖에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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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댐 2010년까지 10개건설 |
정부는 최근 장기화되는 가뭄과 이로인한 물공급 부족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오는 2010년까지 총저수량 1억t 안팎의 중·소형댐 10개를 건설할 것으로 알려진다. |
현은미 기자 emhyun@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