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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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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에게 사랑한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말해주기, 남편에게 어울릴 아이를 좋아하는 새 아내 찾아 주기, 아이들이 18살 될 때까지의 생일 축하 메시지 녹음하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스물 셋의 여자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가지 리스트를 만든다. ‘나 없는 내 인생’은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미국의 유명한 단편소설 ‘침대를 뗏목 삼아’를 모티브로 만들어낸 일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잔잔한 성찰의 메시지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가지
17살 너바나의 마지막 콘서트에서 만난 남편과 첫 키스를 하고 첫 사랑을 나누고 첫 아이를 낳은 앤은 남루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6살, 4살 된 두 딸과 일 년의 반 이상은 실직 상태인 남편과 함께 친정 엄마 마당 한구석에 있는 트레일러에서 거주한다. 그녀는 낮에는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대학의 야간 청소부. 부유하지도 않은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지만 하루하루 작은 행복에 만족한다.
이 같은 앤의 일상은 23살이 막 지난 어느날 아침 설거지를 하던 중 갑작스런 복통으로 쓰러지면서 전환을 맞는다. 셋째 아이를 기대했던 앤에게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선고는 자궁암 말기. 남은 시간은 겨우 2달 뿐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앤은 충격을 받지만 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가족 누구에게도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혼자서 삶을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앤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해야만 하는 10가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든다. 나 없는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녀는 주변을 정리해나간다.

시한부 인생에 대한 새로운 접근
시한부 인생은 드라마틱하면서 그만큼 진부하기도한 소재다. 젊은 주인공의 시한부 인생은 눈물과 남겨진 미련, 그리고 미완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없는 내 인생’ 또한 시한부 인생을 다루고 있지만 조금 다른 접근으로 인생을 논한다.
자신의 삶을 안타까워하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 할 시간에, 주인공 앤은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비밀로 하고 혼자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들, 또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을 차근차근 목록에 적어가며 앤은 짧지만 행복했던 삶을 반추한다.
10가지 리스트를 써 내려가면서 영화에서 보여 지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이 아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단순하고 평범한 한 여인이 특별하게 삶을 정리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써내려가야 할 10가지 리스트는 무엇일까?’를 저절로 곱씹어보게 되는 것이다.

사라 폴리의 섬세한 내면 연기
이 영화의 이슈는 알모도바르 감독과 앤을 연기한 배우 사라 폴리다. 세계적인 시네 아티스트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보수적인 사회제도에 반하는 도발적인 영화 문법으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 ‘키카’, ‘하이힐’,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그녀에게’, ‘나쁜 교육’ 등의 일련의 영화에서 알모도바르는 양성애와 동성애에 대한 자유분방한 묘사, 부조리, 초현실적인 발상으로 기존 영화 문법과는 전혀 다른 내용과 형식으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그의 영화는 스페인 영화 특유의 파격을 상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나 없는 내 인생’은 알모도바르가 스페인적인 감성에서 벗어난 첫 번째 시도라 할 만 하다.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낸시 킨케이드의 ‘침대를 뗏목 삼아’는 미국에서 널리 알려진 단편소설. 소설의 배경이었던 마이애미 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캐나다 벵쿠버를 로케이션 장소로 결정했다.
사라 폴리는 육체적으로 약해지면서 내적으로는 점점 강해지는 앤의 변화 과정을 잘 표현해냈다. 특히 앤이 병원에서 의사에게 병에 대한 소식을 듣는 순간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충격에 휩싸였다 이내 진정하고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려고 결심하는 찰나의 순간을 표정과 섬세한 리액션으로 전달하는 사라 폴리의 연기력은 박수를 보낼만하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서도 남편에 대한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이중적인 모습 또한 설득력 있게 표현해낸다.

거룩한 계보
감독 : 장진
배우 : 정재영, 정준호, 류승용, 장영남
남자들만의 의리와 주먹세계를 그리면서 우정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 영화는 남성군단의 진한 우정과 왜 그들이 운명공동체를 결성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들의 강인하고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우정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통해 그들의 진심을 보여준다는 것. 영화 속에서 처음 만난 정재영과 정준호는 서로 다른 매력의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정재영은 주먹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전설적인 칼잡이 ‘동치성’으로 등장, 거친 남성캐릭터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다. 한편, 정준호는 ‘동치성’의 죽마고우이자, 조직 내 치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성적이고 지적인 행동대장 ‘김주중’역을 맡았다. 그는 최근에 주로 보여주었던 코믹한 이미지에서 카리스마 있고 의리 넘치는 남성캐릭터로 변신,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삼거리 극장
감독 : 전계수
배우 : 천호진, 김꽃비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소녀 소단. 활동 사진 보러 간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할머니를 찾아 낡아빠진 ‘삼거리극장’으로 들어선다. 딱히 할일도 없어 매표소에 직원으로 취직하게 된 소단. 어느 늦은 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극장에서 담배를 피우다 느닷없이 혼령들을 만난다. 낮엔 극장직원들이지만, 밤에는 혼령의 모습으로 삼거리극장에서 판타스틱한 춤과 노래의 향연을 펼치는 에리사, 모스키토, 완다, 히로시 네 명의 혼령들. 소단은 이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기괴하고 퇴락한 꿈의 공장 같은 삼거리극장에서 그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짜릿한 쾌감을 만끽한다. 한편, 알 수 없는 환영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우기남 사장은 소단을 보며 그의 고통스러운 과거 기억을 떠올리고는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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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 양 진영 단일화 성공 이제는 결과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