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영화’의 향기가 서울로…
제 1회 서울 프랑스영화제… <파리넬리>의 명감독 제라르 꼬르비오 등 내한
프랑스 영화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예술성이다. 그러나 예술성 뒤에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오명이 있다.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관객이 프랑스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프랑스와 우리가 문화를 읽는 코드가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를 볼 수 있고 프랑스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최초의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고 있다.
장편 12, 단편모음 1편
유니프랑스 인터내셔널과 프랑스대사관이 주관하는 ‘제 1회 서울 프랑스영화제’가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센트럴6 시네마(고속터미널역 센트럴시티)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는 12편의 장편영화와 1편의 단편영화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내들의 파업선언 때문에 휴가철에 아이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해야 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아내들의 반란>,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젊은 장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본질에 다가서는 작품 <장교의 병실>, 약국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하루 동안의 짧은 인연으로 스쳐 지나가는 과정을 그린 <마드모아젤>, 화요일 저녁부터 목요일 아침까지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의 비밀스런 36시간을 훔쳐 본 <그들만의 수요일>, 정신과 의사의 상상살인이 실제살인으로 재현되는 <죽음의 전이>, 정작 자신의 행동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소외>, 정신병원을 탈출해 두 명의 경찰을 죽인 이탈리아의 실존 연쇄살인범을 다룬 작품 <로베르토 쉬코>, 타인의 삶에 인위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발생하는 사랑과 애증 <리허설>, 왕위에 오른 후 온갖 음해공작에 맞서 권력을 과시하던 루이 14세를 다룬 <왕의 춤>, 노동자 계급의 한 청년이 권력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마띠유>, 권태기에 빠진 남편이 아내를 죽이기 위해 행동에 옮기면서 일어나는 우스꽝스러움을 그린 코미디 <천국에서의 범죄>, 경기불황으로 막막한 현실에서도 어릴 적 우정을 잃지 않는 다섯 친구의 이야기 <라 베리떼 2>가 장편영화이다. 단편영화 모음은 6편의 단편영화로 구성됐다.
감독·배우와의 대화도
영화제가 개최되는 동안에는 감독과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감독 중에서 내한하는 사람은 <죽음의 전이>의 감독인 장 자크 베넥스와 <왕의 춤> 감독인 제라르 꼬르비오, <그들만의 수요일>의 감독 파스칼 토마이다. 제라르 꼬르비오는 1997년 <파리넬리>에서 메가폰을 쥐었던 사람이다.
배우는 <왕의 춤>의 베누아 마지멜, 체키 카료, 보리스 테랄과 <로베르토 쉬고>의 스테파노 칵세티, 이실드 르베스코, <그들만의 수요일>의 빅토리아 라포티를 만나볼 수 있다. 베누아 마지멜은 2000년 2001년 칸느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푸 수상한 프랑스 최고의 배우이다.
‘제 1회 서울 프랑스영화제’는 프랑스영화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았던 관객들에게는 최신 프랑스영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은 예술성은 있으나 재미없다는 편견을 버리고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