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아구찜·북어찜·숙취해소에 그만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맛으로 승부하지요.(아구왈)
진미를 찾아서 먹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새로운 맛은 아니더라도 요즈음처럼 세상살이가 힘들수록 우리의 입맛을 돋우어주는 맛집 한두군데쯤은 삶의 활기를 불어 넣어 준다.
‘여기를 보면서 웃어 보세요’ ‘아유, 창피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여간 어색해서인지 계속 포즈를 잡지 못하고 있는 안주인 조명숙(46)씨를 독려(?)하여 겨우 촬영을 끝냈다.
원주 단계택지내 우편집중국 옆골목의 “해바라기 식당”. 예로부터 콩나물은 우리 몸에 많은 유익을 주는 식품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뿌리에서 추출되는 “아스파라긴산”은 재삼 강조할 필요없이 술꾼들에게 꼭 필요한 숙취해소 1번지. 조선시대에는 콩나물의 준 물을 받아 되주는 방법으로 길러 말린 것을 “대두황건”이라하여 청심환의 원료로 중국까지 수출하는 귀중한 약재로 쓰였다.
아구는 또 어떤 생선인가?
심해에 살며 조기·병어·도미·민어·새우등 주로 몸에 좋은 먹이들을 통채로 삼켜 강력한 소화력으로 소화시키는 생선으로, 영양가가 아주 높으며 중풍의 원인인 동맥경화증, 당뇨병등이 예방됨은 물론 주독의 해소작용과 정력증강에도 좋다나.
표준어로는 「아귀」라 하며 영어로 「Sea Devil」, 말그대로 바다의 악마다. 사납고 못생겼으며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심지어 같은 아구도 잡아먹는, 정말 아귀(餓鬼)를 연상시키는 못생긴 생선이지만 맛만은 일품. 이렇게 몸에 유익한 콩나물과 성인병예방은 물론 숙취해소에까지 일익을 하는 아구·북어를 사용해 만든 이집의 메뉴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 않을까?
굵은 콩나물의 톡톡 터지며 씹히는 맛이 일품
원래 우리나라 아구찜의 시조격은 마산시내의 불종거리.
1960년대까지는 어부나 낚시꾼들이 아구가 잡히면 재수 없다고 하며 버렸던 아구가 마산 원조 할머니의 지혜로 음식화되고 이제는 전통음식처럼 계승·발전되어 전국 어느곳에 가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메뉴화가 되었다.
이 메뉴는 우리나라 거개의 남자들, 특히 술꾼들의 술안주다. 이 해바라기 식당에서 굵은 콩나물을 인심좋은 안주인이 푸짐하게 넣고 얼큰하며 매콤하게 쪄내오는 아구찜·북어찜은 가격도 저렴해 요즈음처럼 주머니가 가벼워진 세태에 IMF형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가족끼리, 친구 또는 직장동료끼리, 연인과 함께 술을 나누며 천천히 먹어도 콩나물의 숨이 죽지 않아 끝까지 상머리를 지켜주니 고맙고(?) 적당히 먹은 후 공기밥을 넣어 석석 비벼 먹으면 음식찌꺼기까지 해결돼 환경보호에도 일조. 한번 들러서 맛을 보고나면 다음에는 3~4인을 대동해 오지 않을 수 없는 맛있는 집 “해바라기”
“못생겨서 죄송하고,푸짐해서 죄송하고, 저렴해서 죄송해유, 아구찜·북어찜 먹으로 오세요…”
문의: 033) 744-7944, 8844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