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숨은 세상
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 사진계의 전설 앙리 가르티에 브레송 등 출품
우리는 사진 앞에서 ‘거기 있었던 것’을 찾는다. 반딧불처럼 명멸하는 추억을 찾기도 하고 생채기 난 무릎처럼 쓰라린 아픔을 보기도 하며, 세상에 대한 막막한 불안을 읽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작가들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한 데 모은 전시회를 열었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놓치지 말고 찾아보자.
국내외 최고 작가 36인 작품
가나아트센터 주최로 <2001 Photo Festival - 제 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을 6월22일부터 7월22일까지 가나아트센터와 토탈 미술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작가와 국내 유수의 작가 36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해외 작가 16명, 국내 작가 20명의 작품 120여 점이 출품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이전의 트랜디성 전시와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
기획자인 가나아트센터의 김민성 연구원은 “국내외 최고의 역량과 가능성을 지닌 작가들의 사진, 오브제와 사진을 이용한 설치, 영상 작품 등 120여 점을 모아 현대 사진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예술로서의 잠재성을 확인하는데 이번 전시의 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사진 작품들을 형식적 차원에서 ‘사진으로서의 사진’과 ‘설치로서의 사진’, ‘사진, 그 이상의 사진’의 세 가지 형태로 나누었다.
‘사진으로서의 사진’은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전시되는데 풍경으로서의 사진을 의미한다. 이 사진의 틀은 외형상 회화의 틀과 유사하다. 이러한 틀의 사진들은 액자나 패널과 같은 프레임이 가능한 평면 작품이 대부분이과 인물이나 사건 등 어떤 상황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이 전시장에는 정물, 초상, 풍경과 같이 사실적인 이미지를 통해 순간 포착을 보여주는 작품에서 개념적인 추상이미지와 소외된 계층에 대한 시사적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과 표현의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
참여 작가는 구본창, 김대수, 김아타, 배병우, 오형근, 황규태 등의 중견 작가와 김상길, 문형민 같은 신세대 작가들이다. 해외 부문의 경우 ‘결정적 순간’을 말한 사진계의 전설 앙리 가르티에 브레송, 안드레스 세라노,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신디 셔먼, 토마스 루프, 로버트 매플소프와 같은 거장과 다니 레히쉬, 믹 뮤니스, 리챠드 미즈락 등 활발한 작업을 하고 있는 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하고 있다.
사진 예술의 다양성 보인다
‘설치로서의 사진’은 가나아트센터와 이웃하고 있는 토탈 미술관의 1층과 지하 1층에서 전시된다. 사진설치들은 전통적인 사진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확장된 면모를 보여준다. 사진이 설치의 주체가 되고 순수미술의 요체였던 석고나 대리석 혹은 왁스와 같은 재료들이 부차적인 매체의 역할을 한다. 사진 설치는 비디오설치까지 포함시켰다. 비디오의 영상이 곧 활동사진이라는 점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원혜원, 홍성도, 이수홍 등 국내 작가 3명과 우디 바슐카, 게리 힐, 빌 비올라 등 해외 작가 3명이 참여한다.
‘사진 그 이상의 사진’은 토탈 미술관 2층에서 전시된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더 이상 전시에 대한 특정한 틀을 염두에 두지 않고 형식과 내용이 모두 자유롭다. 새로운 매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현 미술계가 사진의 형식과 내용을 새로운 매체로서 차용한지는 오래다.
뿐만 아니라 사진의 다양한 시도들이 사진 그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진 그 이상의 사진’에서는 부차적인 역할이나 매체의 일부가 아닌 사진의 미학적 가치를 가늠한다.
또한 다양하게 확장된 사진의 개념들을 통해 앞으로 사진계와 미술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전수천, 박현기, 김창겸, 홍지연, 정재규, 토니 아워슬러 등 6명이 참가한다.
부대행사도 다양
가나아트센터 아카데미홀에서 7월6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사진 아카데미 및 포럼’ 강연을 개최한다. 또한 아카데미홀에서는 전시기간 중 매주 일요일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에 ‘비디오 아트 및 사진, 사진작가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7월21일에는 야외공연장에서 오후 7시30분에 ‘사진, Jazz로의 초대’라는 공연이 열리는데 재즈 대가 및 앨범의 이미지를 보면서 국내 유명 재즈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한 여름밤의 영화 축제’에서는 유럽의 예술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일시 : 2001년 6월22일(금)∼7월22일(일) 장소 : 가나아트센터 전관, 토탈 미술관 전관 문의 : 3217-0233 |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