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생긴 이후 오랫동안 담배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여권이 신장하고 여성의 흡연권도 여성 해방 운동의 한 가지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담배 피우는 남자는 줄어드는 반면, 담배 피우는 여자는 세계적으로 늘어만 가고 있다.
여성에게 담배가 더 치명적이라는 논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담배 피우는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정당화시키는 마초들의 정치적 발언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여성 흡연권이 지극히 당연한 시대에서 여성과 담배의 건강학에 대한 담론은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도움으로 담배가 여성에게 남성과 다른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20대 여성 흡연자 골다공증 위험
담배는 남성에게나 여성에게 모두 해롭다. 각종 암의 원인이 되며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을 몇 배로 더 높여준다. 하지만 특히 여성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흡연의 폐해가 있다.
남성은 흡연으로 인해 정자수나 운동 능력의 감소라는 아픔을 겪게 된다. 여성의 경우 수정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중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피임약을 중단한 후에도 불임일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나 된다고 한다. 또한 흡연 하는 여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자궁외임신이 2.2배나 높게 나타났다.
유산 확률도 비흡연자보다 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산기 사망도 2.16배나 높다. 주산기는 주로 임신 29주에서 출생 후 1주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또한 임신한 여성의 흡연은 태반 박리, 전치태반, 임신 중 자궁출혈, 조기양수파열 등의 위험을 불러온다.
대량의 흡연은 여성의 폐경을 촉진한다는 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44~53세의 여성 5천645명을 대상으로 코펜하겐에서 시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48~51세의 연령층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폐경이 더 많았다.
20대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골다공증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인체의 골밀도는 20대 초반 최대치를 기록한 뒤 평생에 걸쳐 하강곡선을 그리게 되는데, 20대 초반에 담배를 피우면 골밀도 최대치를 달성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골밀도가 떨어지는 속도도 급속하게 빨라진다. 또한 일단 골밀도가 낮아진 다음 뒤늦게 담배를 끊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동일한 담배를 피우는 남성보다 폐암에 거릴 확률이 2.3배나 높다.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병, 만성 기관지염, 동맥 경화, 심장병, 중풍 등에 걸릴 확률 또한 남성보다 크다. 여성 흡연자가 호흡기 질환으로 숨질 위험은 남성 흡연자의 2배, 심장마비, 중풍 등 혈관성 질환으로 숨질 위험은 1.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해소 더 어려워
여성의 금연은 남성보다 더 어렵다. 흡연을 하는 젊은 여성들 중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지금 당장 금연을 하기는 어렵지만,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를 위해서라도 금연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 시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하는 여성 중 임신 했을 때 실제로 금연을 하는 여성은 26%에 불과했다.
흡연 여성들은 공간적인 제약 때문에 한 번에 여러 개피를 피우게 되고, 그만큼 니코틴에 예민해지므로 금단현상이 더 심하다. 여성의 생리 주기 중 배란 후기에 금연을 위한 노력은 거의 성공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배란 후 기간에서 여성의 심리적인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미국 맨피스 대학 연구 결과를 보면 비 흡연 여성과 여성의 뇌 사진을 보면 도파민을 조절하는 효소의 양이 분명히 차이가 나는데 흡연여성은 이 효소가 적어 담배를 피울 때와 안 피울 때와의 감정차이가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담배를 더 찾게 된다 한다.
특히 여성들은 성격적으로 다소 의존적인 성향이 강하고 사회적인 요인으로 봐도 스트레스를 다른 방법으로 해소할 방법이 적이 때문에 쉽게 중독에 빠지고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녀 양육 등과 같은 스트레스를 남자 보다 더 받고 있기 때문에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엄마의 흡연, 아동 비만 부른다
흡연이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하지만 엄마의 흡연은 보다 직접적이라 하겠다. 태아의 발육 정도를 나타내는 가장 좋은 지표는 태아의 체중이다. 일반적으로 임신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경우, 태아의 체중이 평균 500g 정도 감소한다.
이러한 태아의 저체중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담배 연기 속에 있는 니코틴이 태반 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의 발육에 필요한 산소의 공급을 제한하기 때문이고, 담배 연기 속에 들어 있는 일산화탄소(CO)가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빈혈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담배 연기 속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독성 화학 물질이 태아에게도 전달돼 발육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임산부가 흡연을 하게 되면 자연유산, 조산, 신생아사망, 구순염, 구개염, 저체중와 같은 문제가 초래되며 태어난 후에도 정신장애, 행동장애가 유발된다. 또한 흡연 임산부의 신생아 골양은 전신적으로 저하되며 골밀도도 마찬가지로 저하되고, 만성 태아저산소증으로 뇌중추 신경계의 발달에 장애를 가져온다.
임산부의 지속적인 간접흡연 역시 어린이의 중추신경계 종양을 증가시키고 신생아의 면역계에 영향을 줘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게 되며 1일 18개피 이상의 흡연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5세 때 중이염에 걸릴 위험도 및 수술이 정상 어린이의 3배다. 사시가 될 위험도도 높아지고 수유 중 흡연으로 아토피성 피부염이 발병하며 모유의 양도 감소하게 된다.
임신 중 흡연이 비만아를 만들기도 한다. 임신 중 담배를 피우면 아기가 비만이나 과체중이 될 위험이 2배나 높다고 한다.
독일의 폰크리스 박사는 독일6개 지역아동 6천483명이 학교 입학 때 제출한 부모의 건강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638명의 어머니가 임신 중 담배를 피웠으며 이들의 자녀들은 임신 중 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자녀들에 비해 비만 위험이 2배, 과체중 위험이 43%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폰크리스 박사는 아이들의 비만, 과체중 위험은 임신 중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았다고 소개하면서, 임신 중 니코틴 노출이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뇌 발달에 악영향을 끼쳐 뇌의 식욕조절기능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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