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임성주기자] 1.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를 앞두고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피부관리사 유상희(33·여)씨에게 고민이 생겼다. 수년 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반려견 두 마리를 집에 두고 고향으로 내려가자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집에 두자니 불안하고 데려가자니 친척들의 눈치가 보였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애견호텔. 1박에 2만2000원의 비용이 들지만 반려견을 생각하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니었다.
2. 서울 강서구 목동에서 반려견과 둘이 사는 직장인 정모(28·여)씨는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펫시터를 구했다. 지난 추석 장거리 이동에 힘겨워하던 애견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평소 반려견 정보를 주고받던 지인에게 맡기고서야 안심하고 귀성길에 오를 수 있었다.
애견인구 1000만 시대에 돌입하면서 동물병원, 애견호텔 등이 성황이다. 특히 연휴 때는 미리 예약을 해야할 정도로 인기다. 규칙적인 식사 제공과 건강 관리, 놀이방 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필요하면 목욕과 미용 등 부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반려견의 크기와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보통 2만~7만원 선이다.
인근 지역 주민이 소수로 돌봐주는 펫시터도 주목받고 있다. 애견호텔 등은 개별적으로 신경쓰기 어려운 반면 세심한 보호와 관찰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가격도 보통 1만~2만원선으로 애견호텔 등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C동물병원 허모 부원장은 "명절 등 연휴 때면 평소 4배 정도 많은 반려견들이 맡겨진다"며 "애견인들이 많아지면서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려견이 집에 혼자 있다보면 이물 섭취 문제 등으로 인한 건강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병원에 있으면 24시간 보호를 받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장점을 꼽았다.
또 "간혹 하루 종일 우리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견주들이 있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반려견을 맡을 당시 예방접종 여부와 공격성 등을 확인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의 한 동물병원 원장은 "주인과 떨어지면 불안 증세를 보이거나 자주 짖는 반려견이 있다. 이 경우 애견호텔 등에 맡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득이하게 반려견을 집에 두고 1~2일 간 짧게 다녀올 경우라면 사료 급여량을 체크해 적당량을 미리 주고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애견사료업체 닥터독에 따르면 10㎏ 이하의 소형견의 경우 종이컵 기준 3컵 안팎으로 양을 조절해주고 25㎏ 이하의 중형견은 5컵 내외로 평소 양에 맞춰 하루치 사료를 충분한 물과 함께 급여하는 것을 제안한다.
또 카메라가 장착된 자동급식기를 통해 일정 시간이 되면 사료가 자동으로 급여되는 반려동물 CCTV도 나와 고려해볼 만 하다.
닥터독 관계자는 "장시간 반려동물을 혼자 둘 경우 TV를 틀어놓는 등 외롭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집을 비우게 되면 평소 먹는 사료 분량을 계산해 물과 간식 등을 주고, 탈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