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영화’ 몰려온다
충무로 ‘깡패영화’ 제작 붐
‘깡패영화’가
충무로를 휩쓸고 있다. 상반기 흥행대작 <친구>를 필두로 ‘깡패영화’ 제작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파이란>, <신라의 달밤>에 이어 개봉대기 중이거나 제작, 기획 중인 작품만 10여편이 넘는다. 조직폭력배 보스
아내(신은경)와 순진한 남편(이범수)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조폭 마누라>, 산속 암자로 숨어든 조폭 일당과 스님의 승부를
그린 코미디 <달마야 놀자>,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건달 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준 류승완의 두 번째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야쿠자를 소재로 한 한일합작영화 <미션 바라바>, 이상우 감독의 <조폭들의 MT>,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 조민호 감독의 <정글주스> 등 나열하기 벅찰 정도다.
한국 영화계에서 빈번하게 등장한 장르 중 하나가 ‘깡패영화’. ‘깡패영화’는 활극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건달 액션 영화에서 시작되었다.
90년대들어 건달을 내세우지만 전통 활극의 형식을 변형시킨 새로운 영화들이 나왔는데, 이것이 지금의 ‘깡패영화’다. ‘깡패 영화’의 특징은
주인공의 직업이 조직 폭력배이며, 나이트클럽과 룸싸롱, 검은색 양복, 칼이나 깨진 병 등의 고정된 이미지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94년 <게임의
법칙>을 시작으로 IMF 전까지 가장 유행했던 장르영화인 ‘깡패영화’는 잠시 멜로영화에 자리를 내주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폭력과 의리,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대중의 정서를 분출시키는 통로로, ‘깡패영화’는 관객에게 오래간 사랑 받아 온 장르이다. 하지만 시류에
편승한 무분별한 장르 영화의 양산은 궁극적으로 한국 영화계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올 하반기 ‘깡패영화’의 홍수 속에서, 장르의 관습을
과감히 비튼 새로운 작품이 나올지 두고볼 일이다.
우리 시대 ‘깡패영화’게임의 법칙 (1994) 초록물고기 (1997) 넘버3 (1997) |
정춘옥 기자 www.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