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어가는 「너와 집」
강원도 산골음식과 화전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토속음식점
강원도는
예로부터 심산계곡비탈에 화전을 일구어먹던 화전민들이 많았다.
그들의 주거형태에 이른바 「굴피집」과 「너와집」이 있는데 굴피집은 두께 5cm정도의 굴참나무 껍질을 벗겨내 뒤집어 기와처럼 지붕을 얹어
놓은 집이며, 부엌으로 연결된 천장 옆쪽에는 까치구멍을 뚫어 놓았다.
지붕을 얹은 굴피만도 무게 1t,방안에는 불을 때는 ‘페치카격’의 ‘고콜’이 설치된다. 이제는 굴피를 얹을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 현존하는
양양의 굴피집 마져 몇 년안에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너와집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등의 산간지방에 퍼져 있으며 강원도에서는 「능에집」이라고도 한다.
보통 적송이나 전나무를 넓이 30cm,길이 40`~60cm, 두께 4~5cm로 결을 따라 도끼로 쪼개만든 나무기와를 얹는다. 수명은 10~20년이지만
가벼운데다 수축이 심하므로 큰 돌맹이나 너시래(통나무)로 눌러 놓는 것이 보통이며, 2~3년에 한번씩 부분교체해 주어야 한다.
역시 용마루 좌우에 까치구멍이라는 환기구멍이 있어 집안의 혼탁한 공기와 연기가 밖으로 배출되게 되어 있으며, 조명과 보조난방을 위한 고콜이
방 모서리에 만들어져있다.
너와집은 추위와 맹수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외양간이 집안에 들어와 있다. 태백시내 중심부인 상장동에 가면 120년된 너와집을 복원해
놓은 전통 음식점이 있다. 상호역시 「너와집」. 우리민족음식의 특징은 밥과 반찬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반찬은 밥을 먹기위해 따라붙는
음식이랄 수 있는데 이 집에서 차려내오는 ‘너와정식’밥상을 보면 오히려 주객이 바뀐 느낌이다.
강원도
산골에서나 맛볼 수 있는 옥수수범벅·감자 옹심이·더덕무침·도토리묵·메밀전병·산초장아찌와 갖은 산나물 등 무려 28가지의 반찬이 오르는 시골밥상은
인스턴트음식에 식상한 도회지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하는 아련한 향수마져 불러 일으킨다.
“일찌기 산촌문화의 중심지였던 태백의 뿌리를 찾기 위해 태백시 백산의 큰번지골에 있던 이 너와집을 해체하여 옮겨 놓고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강원도 전통 산골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동안의 주인 강순구(39)씨의 설명이다.
현재의 너와지붕은 이전 복원하면서 새로 만든 것이며 본채에만도 5천여장의 너와가 올라갔고 40평규모에 지네장이라고 하는 전통건축양식으로
정교하게 잘 지어진 이 집은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또 내부에는 화전민들의 생활도구인 나무김치독·강원도반·뒤주·설피·반다지·멧돼지창·덫과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이 빼곡이 자리하고 있어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의: 033)553-9922, 4669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