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낭자군, 이번엔 ‘축구’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타이거풀스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 우승
한국 낭자들이 또 한번 일을 저질렀다. 한국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8월7일 폐막된 타이거풀스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중국을 3대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축구가 출범한지 10여년의 짧은 기간 안에 거둬들인 실로 눈부신 성장이다.
남자
못지않은 기량
한국 여자축구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 첫 공식 경기였던 90년도 대 일본전. 결과는 13대 1의 참패였다.
그로부터 11년 뒤 우리 여자축구는 세계를 정복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타이거풀스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대중의 무관심을 이겨내고 묵묵히 노력해온 결실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자축구를 관람한 관중들은 남자축구 못지않은 선수들의 활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확한 패스와 강력한 슈팅, 정교한 프리킥에 의한 득점은
‘여자축구는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특히 결승전이었던 대 중국전에서 후반에만 2골을 기록하며 대회 MVP에 선정된 곽미희(20, INI스틸) 선수의 프리킥은 최근 상한가를
올리고 있는 남자팀의 고종수와 비견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브라질전에서 선취골과 동점골을 기록한 이지은(21, 숭민원더스)선수,
주전스트라이커 차성미(26, INI 스틸), 강선미(21, 숭민원더스) 선수 등의 기량은 웬만한 남자선수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이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데에는 각 실업팀과 축구협회의 과감한 투자, 코칭스테프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선수들의
하려고 하는 의지 등이 한데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축구협회는 이번 대회에만 총 7만달러를 투자하여 선진 강호팀과 경기를 치룰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각 대학팀과 중고등학교 팀 창단시에도 저변확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정상정복을
위한 숙제 남아
여자축구는 이제 가능성을 검증받던 단계를 지나 세계 최정상권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에 두어야 할 것은
2003년 여자월드컵이다. 중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오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거쳐야만 한다.
이 대회에서 3위안에 들면 월드컵 출전권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동안 3차례 열린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한번도 없다. 한국은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는데, 상대 팀들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강 중국과 브라질을 연파하며 토토컵 우승을 안게 된 선수들의 자신감과 의지는 앞으로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 가능성을 한층 더 밝게해
준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우수한 선수의 육성과 확보를 위한 실업팀의 창단이다. 현재 여자축구 실업팀은
숭민원더스와 INI 스틸 두개 뿐이다. 헤브론 선교단팀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을 실업팀으로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초·중등 학교에
20여개, 고등학교에 16여개, 대학에 9개의 팀이 운영중인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실업팀에 들어가 계속 선수생활을 해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부의 일류급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 외에는
남는 인원을 받아들일 실업팀이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면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이면서도 조기에 발굴되지 않아 사장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실업팀의 창단과 이를 통한 경기의 활성화는 여자축구 세계정복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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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기쁨은 선수들의 몫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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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원 기자 jwjang@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