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는 세계적, 행사는 동네잔치
80일간의 긴 여행 이제 시작, 문제점 하루 빨리 개선돼야
도자기엑스포는
“흙으로 빚는 미래”라는 주제로 8월10일부터 경기도 이천ㆍ광주ㆍ여주 등 3개 행사장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우리 도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도자를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장으로, 세계 80여개 국이 참여하고 500만명의 관람객이 예상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축제는 전통도자기의 보고인 ‘이천’, 생활도자기의 메카인 ‘여주’, 세계 최고의 명품 백자를 생산해 온 ‘광주’ 세 곳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서막과 함께 여러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볼거리는 많은데.....”
이천 행사장의 경우 ‘세계도자문명전’을 열어 국보급 명품 도자기 3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고대 이슬람의 녹색 장식 사발, 이탈리아의
‘마요리카’ 자기, 중국국보 ‘여요존’ 등이 전시되고 있다.
광주 행사장에선 ‘동북아도자교류전’을 열어 오랫동안 세계도자문명의 중심이었던 한ㆍ중ㆍ일 3국의 도자교류와 흐름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조선 중기에 제작된 ‘흑유편병’ 등 250점의 도자기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주 행사장의 ‘중국고대토기전’은 신석기 시대부터 한나라 때까지 다양한 토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홍도어두호’는
신석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고기 모양을 한 항아리이다. 이 밖에 사람의 형상을 본 따 만든 동한 시대의 ‘인용’ 등 다양하다.
도자기엑스포는 15개 상설 전시장 이외에도 각 행사장의 특징과 개성에 맞는 공연과 이벤트를 다채롭게 준비해 관람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브라질 삼바 무용단, 가봉 국립 민속무용팀, 스페인 플라멩고, 중국 광주의 작은 종달새 예술단 등 대륙ㆍ문화권별로 20여 개 민속예술팀을
초청해 3개 행사장을 순회 공연하고 있다.
불만들 쏟아져… 과연 ‘80일간의 여행’ 무사히 마치나
준비 기간만 2년이 걸리고 13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자된 도자기엑스포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부실한 전시물, 진행 미숙, 바가지성 요금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홍보된 전시물이 직접 찾아가 보면 없다는 것이다. 이천 주행사장에 마련한 일본관에는 20여 개의 부스 중 3분의 1이
비어있다. 그 이유는 최근 교과서 왜곡문제로 인한 반일감정을 우려, 일본업체의 참가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주최측의 기획력
및 준비부족에 따른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주 행사장의 경우 출입구가 너무 좁아 한꺼번에 관람객들이 모이는 주말의 경우 가족 단위로 오는 관람객들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 곳을
찾은 이모씨(여, 58)는 “한참을 기다리다 겨우 들어왔는데 볼 게 너무 없고 식당밥이 싸서 그런지 영 먹기도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관람객들의 불만이 높은 만큼 주최측 또한 할 말이 많은 분위기다.
전세계 명품들이 한곳에 모인 행사장 곳곳에는 관람객들에 의한 훼손을 막으려고 많은 직원들이 동원되는 등 관리에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천 행사장 ‘동굴형 토담집’은 개장 사흘만에 관람객들의 손자국으로 곳곳에 흠이 생겼다. 또한 쓰레기 문제도 관계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한다.
하루 20여 톤에 달하는 쓰레기가 배출되고, 화장실의 화장지도 통째로 가져 가버려 거의 한 시간마다 화장지를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부터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킨 이번 행사가 80일간의 긴 여행 동안 ‘세계적인 도자기축제’로서의 면모를 가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 터 뷰 |
“여주는 생활도자기의 중심이예요”
|
지은진 기자 http://www.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