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소하고 담백한 고기 한 점과 소주 한잔. 고기구이는 서민에게 일상사의 고단함을 달래는 특효약이자 가족 외식의 변함없는 스테디셀러다.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한우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더 이상 한우가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는 ‘이벤트 음식’이기를 거부한 것이다. 문제는 맛까지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점인데, 이 중에도 ‘군계일학’은 분명 존재한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소백 청정 한우식육점’은 바로 그 ‘군계일학’으로 입소문이 났다. ‘싼게 비지떡’이 아니라 이 집에서는 ‘싼게 꽃등심’이요, ‘싼게 맛까지 일품’이다.
착착 감기는 담백 고소 풍성한 맛
‘소백 청정 한우식육점’은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 식육점이다. 단체와 가족 손님을 위한 온돌방 1, 2층에 젊은층을 고려한 야장까지 합쳐 100여평 되는 규모. 세대를 아우르는 인테리어가 정겹고 깔끔하다. 가운데 고기가 진열된 쇼케이스가 있고, 벽면을 가득 메운 큼직한 메뉴판이 인상적이다. ‘한우등심 180g 1만3천원’ ‘등심, 갈비살, 치마살, 안창살, 차돌백이 등으로 구성된 540g 모듬 4만1천원’ ‘국내산 오겹살 목살 180g에 3천5백원’이다. 정인하 사장은 “한 자리수까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을 가격으로 정했다”며 최대한 싸게 뽑은 가격임을 강조했다.
선명한 마블링이 꽃처럼 예쁘게 핀 한우의 육질은 믿기 힘든 높은 수준이다. 돌판에 구워 기름을 쫙 뺀 한우구이는 입안에 풍성하게 착착 감기는 질감과 담백하고 고소한 깊은 맛이 고급 한우 전문점에 버금가는 풍미를 자랑한다.
청정지역 목장에서 전문가가 직접 선정
“소백산 영주의 청정 목장에서 직접 고기를 선정해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공급 한다”고 설명한 장길용 부사장은 영주가 고향이기도 한데 어릴 때 먹던 ‘영주 고기’ 맛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유명한 ‘영주 한우’를 까다로운 선정 과정까지 거쳐 공급하니 가격도 싸고 맛도 좋은 비결이 여기에 있다. 육류 유통의 전문가이기도 한 장 부사장은 “마블링을 꼼꼼히 확인하고 적당한 숙성과 온도유지를 철저하게 지켜 고기를 공급 한다”고 말했다.
“한우가 비싼 것은 업체의 큰 마진폭과 복잡한 유통과정 때문”이라는 지론을 가진 정 사장은 최대한 거품을 빼고 고기 자체만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다시 짰다. 덕분에 ‘차비 빼도 남는다’며 멀리서 오는 단골들도 많다.
‘소백 청정 한우식육점’의 또 다른 자랑은 갈비탕. 갈비 한대가 고스란히 들어있어 보기만 해도 푸짐한 갈비탕은 좋은 고기가 내는 깔끔함에 ‘비밀 비법’이라는 양념이 감칠맛을 더한다. 강동성심병원에서 한강(광진교) 쪽으로 50미터 직진 우측 위치. 02-478-7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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