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운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발표로 촉발된 홍콩 시민의 도심점거 시위 사태가 10일(현지시간)로 1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 9일 홍콩 정부가 시위대와의 대화를 전격 취소해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홍콩에 진출한 기업들은 아직까지 큰 매출 타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시위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화장품, 식품 등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업체들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국경절 연휴를 맞은 중국인들이 이번 시위로 홍콩 관광을 취소한다면 피해는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 숫자는 연평균 약 5000만명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홍콩 사태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3월 홍콩 조인트벤처인 아모레퍼시픽 홍콩을 인수함에 따라 법인을 두고 있다"며 "아직까지 매출 타격은 없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홍콩에는 법인이 없으며, 수출을 하고 있다"며 "계약을 맺은 거래선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매장이 백화점 내에 있고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네이처리퍼블릭은 홍콩의 2개 매장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식당·상가는 정상 영업을 하고 있고, 영업을 중단했던 일부 은행 지점도 다시 문을 연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지만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시내에 있는 매장은 시위 등으로 교통에 불편을 겪으며 매출이 사태 이전보다 소폭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애초 홍콩 금융중심지 센트럴 지역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애드미럴티,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침사추이, 몽콕 등 주요 부도심으로까지 번졌다.
현지에 거주하는 주영희(40·여)씨는 "도로를 점거한 형태의 시위로 인해 경찰들이 주요 도로의 통행을 막고 있어 교통 상황이 심각하다"며 "현재 대중교통 가운데 지하철만이 유일하게 정상 운행되고 있고 버스나 트램(전차)는 시위 지역을 우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KGC인삼공사·대상 등 식품업체도 홍콩 사태로 아직은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콩 시위로 아직까지 매출이 감소하거나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시위가 장기화되면 소비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안정을 되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상 관계자도 "홍콩에서 고추장·된장 등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매출과 관련해 별다른 변동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