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만성 적자품목이던 화장품이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값싸고 품질이좋은 한국산 화장품을 찾는 중국인들의 수요 증가가 한 몫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4일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수지, 사상 처음 흑자 달성'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수지는 올해 1~8월까지 1억4755만달러를 기록했다.
1∼8월 기준으로 화장품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과거 일시적으로 흑자를 기록한 적은 있으나 2개월 이상 연속으로 흑자를 낸 적은 없었다.
올해 1~8월까지 한국의 화장품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수출 상위 국가인 중국과 홍콩, 일본, 미국, 대만 등 5곳 중 일본을 제외한 4곳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가운데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지역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가 무역수지 흑자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화장품의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9% 증가한 2억9088만 달러를 기록, 수출기여율이 39.9%에 달했다.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을 모두 포함할 경우 수출액은 전체의 55.3%에 달했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 20~30대에게 '합리적인 가격대의 좋은 품질을 갖춘 피부에 적합한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가 현지 여성 3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품질이 매우 좋다'(65.5%) 또는 '좋다'(59.8%), '가격은 보통 이하이다'(80.3%)라고 답했다.
향후 재구매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0.9%가 '있다'고 답했고 피부에 적합하고 우수한 품질을 재구매 이유로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의 우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중국의 소비세 인하 등 기회를 활용하면 더 큰 폭의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30%에 달하는 소비세와 9~10%의 관세가 인하·철폐돼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란 얘기다.
국제무역연구원 정혜선 연구원은 "한국산 화장품은 최근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1위 품목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대중 화장품 수출 호조가 지속되려면 한·중 FTA를 통해 화장품 관세를 조기에 철폐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