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철환 판사는 2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등 6가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기업 총수의 지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사적인 폭행을 가했고 수사 초기 범행을 일절 부인하다가 구속을 앞두고 공소사실을 일부 인정한 뒤 법정에 이르기까지 흉기 사용 여부 등에 대해 부인하는 등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통상 폭행을 당했으면 가해자를 찾아가 훈계나 피해변상 요구 형사고소 등 상식과 법치주의를 따라야 하나 피고인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안이 가볍지 않다"면서 "피해자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폭행이 유발됐다는 주장도 피고인측 주장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등은 야간에 인적 드문 공사장에서 무방비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폭행한 점에서 범행의 위험성이 큰 점 등을 감안하면 합의가 이뤄졌고 부재시 회사 운영에 차질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범죄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청계산 공사장에서 쇠 파이프를 사용해 피해자 조모씨를 직접 때리고 전기충격기로 피해자들을 위협했다는 점 등도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흉기나 전기충격기 등으로 폭행당했다는 일관된 피해자들의 진술과 112 신고 당시 보고서 등을 볼 때 관련 사실은 인정된다"며 "다만 김 회장이 오모씨 등 조직폭력배 동원 지시를 직접 내렸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강남의 한 술집에서 자신의 차남이 폭행당한 데 격분해 비서와 협력업체 관계자,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북창동 술집 종업원 등을 보복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재판부는 함께 구속기소된 진모 경호과장에게는 죄질이 나쁘지만 김 회장의 지시를 따랐다는 사정 등을 감안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폭행에 가담한 권투선수 출신 청담동 유흥업소 사장 장모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폭행 가담자를 동원한 협력업체 대표 김모씨와 사건에 가담한 장씨의 후배 윤모씨에게는 벌금 500만원과 6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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