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국내 유가공업계가 내년 말까지 원유 생산 감산에 돌입한다. 낙농진흥회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최근 원유 감산 방안을 확정하고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방식은 각 농가의 할당된 기준원유량, 쿼터를 조정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는 지금까지 농가에 할당된 쿼터까지는 정상가격(리터당 1100원 수준)으로 매입하고 나머지를 정상가의 10% 수준으로 사왔다.
하지만 12월1일부터는 쿼터의 96.53%까지만 정상가로 매입하고 나머지는 정상가의 10% 수준으로 매입하는 식으로 감산에 나섰다. 대상 농가는 낙농진흥회에 원유를 공급하는 1400여 농가로, 기간은 내년 12월까지다.
낙농진흥회 측이 공급과잉이 지속된다고 판단하고 수요공급 맞추기에 들어간 것으로, 감산 시행 도중에 원유수급이 안정되면 감산을 조기 종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분유재고는 1만4970톤으로, 1만5000톤을 넘어섰던 4∼6월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9월 기준으로 여전히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최근 이사회에 감산 안건이 올라간 상태로, 오는 22일 총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는 유업체별 수요량에 적합한 생산량(쿼터)을 낙농가에게 부여, 계약을 통해 필요한 물량을 조달하고 있는데 우유와 유제품 소비가 크게 위축돼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제품 소비 둔화와 원유가격 연동제 등으로 힘든 상황인데, 수요감소를 이유로 생산량을 감축할 경우 낙농가는 더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업체 역시도 매출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가, 유가공업체 등의 합의 하에 정부가 수급조절 정책을 가동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