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 ‘벌거벗은 임금님’… 그 제목만으로 전 세계 동심을 사로잡는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1805~1875)이 한국을 찾았다. 8월15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장보고홀에서 개최하는 ‘안데르센의 삶과 놀라운 이야기’전은 안데르센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안데르센 유품과 작품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다.
동화의 아버지가 사용한 모자, 가방, 부채…
‘이번 전시는 2005년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맞아 덴마크 정부가 야심 차게 기획하고 후원했으며 모국 덴마크에서 출발해 영국 에딘버러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 투어를 실시하는 것이다. 코엑스 전시가 끝난 뒤 1월22일까지 지방 순회 전시도 예정돼 있고, 국내 순회 전시가 끝나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기념 문화 행사로 1년간 중국 순회전을 앞두고 있는 국제적 투어 전시다.
이번 전시는 무려 100억원 이상의 가치가 넘는 진귀한 물품들을 볼 수 있다. ‘미운 오리 새끼’, ‘인어공주’ 등 안데르센 대표작 13편을 비롯, 안데르센이 사용했던 실크 모자, 여행용 가방, 부채 등 25점의 유품이 한국에서만 단독 공개돼 동화의 아버지의 200년전 삶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모국 덴마크 오덴세 기념관과 덴마크 왕실 도서관에 보관 중인 안데르센 동화 초고 복사본과 페이퍼 커팅 복사본 50여 점도 함께 전시된다.
덴마크와 영국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추가 전시물 중 미니어처는 특히 눈길을 끈다. 바로 ‘눈의 여왕’. ‘장난감 병정’. ‘엄지공주’. ‘성냥팔이 소녀’등 의 대표적인 장면을 인형과 미니어처를 이용해 재연한 대형 모형물들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모두를 동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전시 디자인계의 거장 아벨바움의 쌍방향 전시
안데르센’전은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전시가 아닌 직접 체험하는 쌍방향 복합 문화 전시를 지향해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6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그것.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전시 디자인을 총괄 지휘한 랄프 아벨바움(Ralph Appelbaum)은 안데르센의 전시품들을 관람하는 수동적인 전시회 보다는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 전시 디자이너인 아펠바움의 이름만으로도 주목 받기에 충분했다. 아펠바움은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비롯해, 홀로코스트 박물관, 세계종교 박물관,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등 전시 디자이너 중 가히 세계 최고로 손꼽힌다.
1978년 생으로 프렛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상업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랄프 아펠바움 사무소를 25년 전 설립했다. 이후 홀로코스트 박물관 디자인으로 미국 대통령 상을 수상하는 등 25년 간 100여 차례가 넘는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전시 디자이너계의 거장이다.
대형 PDP를 이용해 안데르센의 일대기를 영상물로 보여주는 ‘하늘을 나는 책’과 오디오 북으로 작가의 일대기를 들려주는 실크 모자 모양의 ‘오디오 아카이브’ 등은 안데르센의 대표작 6개를 첨단 장비를 동원해 그가 제작한 작품들이다,
관람객들은 이 창의적이고 독특한 복합 전시 모형들을 통해 어떻게 안데르센이 200년전 그 위대한 동화들을 쓰게 되었는지를 감상한 뒤 ‘종이 오리기’, ‘동전 문지르기’, ‘자신만의 동화 써보기’ 등 6가지 쌍방향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전시기간 동안 하루 4차례 동화 구연 행사를 비롯해 점토로 ‘안데르센 캐릭터 만들어 보기’, ‘페이스 페인팅’ 등의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 같은 체험형 구성은 방학을 맞아 가족 단위의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안데르센이란 이름은 세대와 국적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가졌다는 점에서 가족이 함께 하기엔 더 없이 좋은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