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무협지에 등장하는 유체이탈의 꿈이 실현됐다. 최근 영국과 스위스의 과학자와 철학자들이 가상현실 기술로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보도했다.
영국 런던대(UCL) 조사에 따르면 서양인 10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쯤 이런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1987년 경비행기를 몰고 옛 소련의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내려 세계를 놀라게 한 독일인 마티아스 루스트 씨도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그는 소련에서 풀려난 뒤 인터뷰에서 “비행하는 동안 마치 몸에서 정신이 분리된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이 같은 육체와 인식의 괴리 현상의 원인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한국에서도 그저 ‘빙의(憑依·귀신 들리는 것)’의 일종으로 여겨져 왔다.
런던대 신경과학연구소 헨릭 어슨 박사팀은 최근 건강한 사람도 유체이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어슨 박사는 정신과 치료와 군사훈련 등에 사용되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발견한 ‘고무손 착각’ 현상과 맥이 통한다. 고무손 착각은 실제 손을 가리고 가짜 고무손을 보여 주며 둘 다 간지럼을 태우면 고무손이 더 간지럽다고 느끼는 현상이다. 시각 정보와 촉각 정보를 일치시키려는 뇌의 작용이다. 어슨 박사는 “시각과 촉각을 관장하는 뇌 회로가 엉켰을 때 유체이탈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뇌질환 장애를 겪는 환자 외에도 원격 업무를 보는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로봇을 이용한 원격 수술을 하는 외과 의사들의 교육에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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