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중국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는 등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가 발표한 '연도별 중국의 최저임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32개 성의 최저임금(월급)은 1403위안으로 전년 대비 7.8% 상승하는데 그쳤다.
중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4%씩 오르며 5년 만에 두 배 정도 뛴 바 있다. 또 2010년 22.2%까지 올랐으나 2011년 16.5%, 2012~2013년 12~13%대로 감소하면서 임금 상승 기조가 급속히 꺾이고 있다.
특히 32개 성 중 13개 지역이 최저 임금을 동결했다. 2012년 7곳, 2013년 5곳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후난, 하이난, 티벳은 올 해 임금을 10~17% 정도 인상했지만 모두 2년 만에 조정한 것이어서 사실상 연평균 인상률은 5~8%에 그친다.
매년 연초에 발표돼 중국 내 최저임금 상승률을 가늠케 했던 베이징과 텐진의 경우 올 해 상승률을 10%로 제시해 두 자릿수 상승률에 겨우 턱걸이를 했다.
중국은 이 외에 상당수 지역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존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신창타이 정책'을 주창하면서 경제성장률이 7% 전후로 낮아졌고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0.8%에 그쳐 2009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내 경기선행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도 지난 1월 49.8을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 50을 밑돌았다.
중국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의 채산성을 좌우한다.
특히 중국은 지역마다 최저임금 편차가 커 중국 진출 기업들이 지역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 들어 션전시 임금은 2030위안을 기록한 반면 하이난성은 1270위안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최용민 무협 북경지부장은 "중국 진출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폭 둔화를 경쟁력 증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새로운 생산기지나 유통망을 구축할 때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마케팅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역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