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정길용 기자]경기 시흥시 시화방조제 토막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하일(47·중국동포)이 8일 경찰에 붙잡혔다.
시흥경찰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5분께 시흥 정왕동의 한 공장에서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1일 동거하던 한모(42·여·중국동포)씨를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시화방조제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45분께 덤덤한 표정으로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시흥경찰서로 들어섰다. 머리를 짧게 깎은 그는 국방색 자켓에 갈색 면바지, 가죽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김씨는 범행 동기와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도 모르게 우발적으로 그랬다. 집사람(한씨)에게 죽을죄를 졌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범행장소와 훼손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사실을 시인한 만큼 추가 범행 흔적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김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또 김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5~7일 시화방조제 주변에서는 한씨의 토막시신이 몸통, 머리, 양 손·발 등의 순서로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7일 시신의 손에서 나온 지문으로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한씨 입국서류에 남편으로 기재된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용의자 김씨를 미행하던 중 8일 오전 7시30분께 김씨가 출근하면서 자신의 집에서 약 200m 떨어진 다세대주택 옥상에 들러 큰 여행용 가방을 버렸고 가방 안에서 시신 신체 일부를 확인 한 뒤 공장에 있던 김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김씨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