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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동안 허락지 않았던 그 잔디, 우리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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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동안 허락지 않았던 그 잔디, 우리도 밟았다!!


2승 1무, 조1위로 감격의 16강 진출, 한국 숙원 풀다



 


드디어 16강이다. 그토록 마음 졸이며, 또 악몽 같은 ‘경우의 수’를 따지게 하더니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의 고지를
마침내 밟게 됐다. 아, 종교적 구원 같은 16강! 패배라는 아픔을 먹고 자란 한국축구가 환희의 눈물을 선사했다.

이 기쁨을 얻기까지 과정이 정말 녹녹치 않았다. 1승 1무. 골득실에서 앞서 조1위인 상태이긴 했지만, 마지막 3차전 상대가 세계 5위의
강호 포르투갈. 마음속으로는 이기기를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버거운 상대였다. 폴란드가 미국을 이겨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그것도 큰 점수 차이로. 폴란드의 엥겔 감독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한국을 위해서라도 미국에 기필코 승리해주겠다”는 말이 어찌도 고마운지.
실현 여부를 떠나 믿고 싶었다. 폴란드는 약속을 지켰고, 우리도 해냈다.


환 희


6월 4일 20시30분, 한국과 폴란드의 경기가 열린 부산. 전반 초반 홈팀의 이점을 안은 한국이 폴란드를 밀어붙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위기는 먼저 한국에게 찾아왔다. 수비가 제대로 진용을 갖추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 또다시 1승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수비의 구심인 홍명보가 불을 껐다. 전반 9분, 홍명보의 슈팅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한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첫 골은 전반 25분에 터졌다. 이을용이 좌측 골에어리어 바깥에서 낮고 빠르게 연결한 공을 황선홍이
논스톱으로 차넣은 것. 골기퍼가 멀뚱히 바라보고 있어야 할 정도의 멋진 슛이었다. 여세를 몰아 후반에도 한국은 폴란드를 윽박질렀다. 후반
3분, 박지성의 발리슛이 골기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지만, 5분 뒤 유상철이 아크 정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면서 환상적인 중거리 슛을
작렬, 폴란드를 완전 침몰시켰다. 48년만에 얻은 첫 승이었다. 경기장은 그야말로 기쁨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경기장뿐만 아니었다. 그 함성을
가두기에는 대한민국이 너무 좁았다. 이날 미국은 포르투갈을 3 대 2로 이겨, 한국과 함께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아쉬움


6월 10일 15시 30분. 한 차례 폭우가 더위를 앗아가 버린 대구. 무난히 이기리라 생각했던 미국과의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가 않았다.
실점의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득점 찬스는 더 많았다. 그러나 지독히도 골운이 없었다. 선수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22분 황선홍이
공중볼을 다투다 오른쪽 눈언저리가 찢기자 선수들의 마음이 동요됐다. 황선홍이 치료하러 나간 전반 24분, 오브라이언이 한국 진영 왼쪽을
파고들다 중앙으로 패스한 볼을 메시스가 정면에서 왼발 슛을 때려 네트를 갈랐다. 불운의 전주곡이었을까? 39분 황선홍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을용이 무산시켰다. 그 후 수 차례 기회가 설기현과 최용수에게 주어졌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안정환이 한국을 구한 것은 후반 33분. 미국
진영 중앙에서 이을용이 프리킥 한 것을 안정환이 돌진하며 헤딩슛. 환호성이 대구 운동장을 흔들었다. 그 후 경기 종료 직전 최용수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으나 승리의 여신은 이를 외면했다. 아쉬움이 섞인 한 판. 포르투갈이 폴란드를 4 대 0으로 이겨 D조는 혼전양상을 띠며 새로운
죽음의 조로 부각되었고,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감격의 눈물


울음바다가 되었다. 선수도 울고, 관중도 울고, 온 나라가 울었다. 6월 14일 20시 30분,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열린 인천. 반드시
비기거나 이겨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도 한국은 침착한 플레이를 펼친 반면, 포르투갈은 자멸했다. 박지성에게 거친 태클을 하다가 주앙핀투가
퇴장당하고, 후반에는 이영표에게 또 다시 측면 태클을 하던 베투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11명 대 9명의 싸움이 되었다. 전반은 서로 이렇다할
찬스없이 지나갔다.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9명의 포르투갈은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후반 25분, 이영표의 센터링을 받은 박지성이 절묘하게
가슴트래핑한 후 왼발 슛. 16강을 확정지은 천금의 결승골이었다. 한국은 2승 1무, 승점 7로 무패를 기록하며 조 1위로 당당히 16강
고지를 밟게 됐다. 한국축구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후 48년 만에 이룬 감격적인 쾌거였다. 포르투갈은 예선탈락했고, 어부지리로
미국이 조2위를 차지했다. 세계축구를 향한 한국축구의 또 다른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12번째 한국 선수, 붉은 악마


새로운 응원문화 창조…진정한 ‘팬’이란 이런 것이다


히딩크가
“선수들에게 경기 때마다 큰 힘을 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한 ‘붉은 악마’. 경기장 스탠드를 온통 붉은 물결로 도배해 미국의
어리나 감독으로 하여금 “한국의 국민 전체를 상대로 싸운 것 같다”는 기분마저 들게 한 그들. ‘붉은 악마’는 현재 20만 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그러나 첫출발은 미미했다. 1997년 200여 명의 컴퓨터통신 축구동호회로 시작한 지 5년 만에 1,000배의 ‘자가증식’을
한 것이다. 등록회원이 20만 명이라고 하지만 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상대를 주눅들게 하는 함성에
힘을 보탠다.

12번 째 선수인 ‘붉은 악마’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응원뿐만 아니라 “진정한 ‘팬’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모범답안을 제시하며
세계 각국의 칭송을 받고 있다. 경기의 결과에 상관없이 축제로서 즐기며,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는 말끔히 치우는 그 모습은 일본에
진 러시아 팬들이 난동을 부리고, 또 패자의 쓰린 가슴을 달래주지 못한 프랑스 팬들과 비교된다.

‘붉은 악마’는 “축구를 가슴으로 사랑하자”는 소박한 마음에서 조직된 만큼 온 국민이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하게 됐을 때, 그래서
한국의 경기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기, 국가대표의 경기뿐만 아니라 지역팀의 경기에도 성원을 보낼 때 비 더 레즈(Be The
Reds)라고 적힌 붉은 옷을 벗어 던지고 해체할 계획이다.










한국축구가 달라졌다


히딩크, 그만의 카리스마로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 치유


수비수에게
공이 오면 걷어내기에 급급하고, 공격수는 문전에서 허공을 향해 ‘공갈포’를 쏘아 올리고, 변변한 미드필더 하나 없어 허리 싸움에서
밀렸던 한국축구가 달라졌다. 일본의 닛칸스포츠가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각국의 패스성공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평균 77.3%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1차전에 비해 2차전에서는 월등히 높은 82.9%를 기록, 전체 국가 중에서 7위에 올랐다.
한국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브라질,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축구선진국들이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히딩크가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히딩크는 곪을 대로 곪아 워크아웃 직전에 있는 한국축구의
위탁경영을 맡은 CEO에 비견된다. 히딩크는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차범근이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한 연고주의를
우선 치유했다. 또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의식을 유발시켜 생존을 위한 자기발전을 이루도록 주문했다. 운동장안의 평등을 강조하며
고참과 후배간의 벽도 허물었다. 그는 각국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고 선진축구의 흐름을 파악했다. 눈에 띄게 달라진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많은 매스컴의 포화를 맞으면서도 묵묵히 견뎠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를 독재자니, 사기꾼이니,
여자친구에 미쳐 축구는 안중에도 없다느니 떠들던 매스컴은 이제 한국축구를 살린 영웅이자 최고의 경영자라고 칭송하고 있다.



 


한반도를 뒤덮은 붉은 함성 “오∼필승 코리아!”


5천만이 하나된, 월드컵 16강 진출기


6
4일 오후 2시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이 지켜보는 동아일보사옥 야외 전광판 앞에 붉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국팀의 첫 경기인 폴란드전 시작까지는, 앞으로 여섯 시간하고도 30분. 하지만 광화문 사거리는 이미 붉은 물결로 파도치고 있었다. 이들은
연신 “오∼필승 코리아!”를 소리 높여 외쳤다.

4시가 넘자, 광화문 주변 길은 ‘붉은 악마’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특히 지하철 광화문역 입구는 통행이 불가능해 멀리 돌아다녀야
했을 정도다. 시민들은 연신 “질서를 지키자”고 소리치며 전광판 앞 인도에 자리잡고 앉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 널찍하던 인도가
몰려드는 인파(人波)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시민들은 야금야금 찻길을 점거해 나갔고, 이를 통제하던 경찰들의 폴리스라인은
점점 안쪽으로 밀려들어갔다.

8시 30분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고, 한국팀 선수들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춰졌다. 광화문 사거리에 운집한 시민들도 힘껏 목소리를 높였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전반 26분. 미드필더 이을용의 패스를 받은 황새 황선홍이 첫 골을 뽑자, 전국이 ‘붉은 악마’들의 환호성으로 메아리쳤다. 야외 전광판
앞에 모인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흥분한 이들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후반전에도 한국팀은 지치지 않고, 폴란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유상철의 쐐기꼴. “이제는 됐다.” 시민들의 얼굴에 느긋함마저 감돌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후반 40분이 넘어가자, 시민들은 “이겼다! 이겼다!”를 연호하며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필승 코리아!”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월드컵 무대에 진출한 지 반세기만의 감격적인 첫승. 서울은 광란의 도시로 돌변했다. 찻길을 점령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뛰어다녔다. 거북이 운행을 하는 차량들도 ‘빵빵빵 빵빵’ 경적을 울려댔다. 롤러브레이드를 탄 젊은이들은 태극기를 손에
높이 들고 거리를 질주했다.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술집에서도, 대학 캠퍼스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가 울려 퍼졌다. 한반도는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메아리는 이튿날 여명이 밝기까지 지속됐다. 6월 4일 한반도는 기분 좋게 미쳐 있었다.


10일
미국전 시청 앞... 붉은 기운이 천공을 갈랐어도


6월 10일 미국전. 이날 전국은 붉게 물들었다. 대형 멀티비전이 설치된 곳이면 어디나 붉은 무리의 인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붉은 악마 거리응원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광화문 일대와 시청 앞 광장은 붉은 색 페인트를 뿌려놓은 듯 했다. 시청 앞 광장과 인근지역에
몰려든 30만 인파는 87년 6월항쟁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당시 하얀 셔츠와 넥타이는 이제 붉은 티와 태극기로 바뀌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서울 하늘은 빗방울을 떨구고 있었다. 흩뿌리던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폭우로 돌변했다. 그러나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우고 덕수궁과 인근 도로까지 운집한 응원단은 쏟아지는 폭우에도 꿈쩍 않고, 연신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를
외쳐댔다.

중앙무대는 광장을 사이에 두고 덕수궁을 바라보고 있는 재능교육빌딩 아래 설치되었다. 무대 좌우로 경기를 중계할 대형 멀티비전 3대가 있었고,
그 위엔 크레인에 걸린 스피커들이 고막을 터트릴 심산인지 굉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드디어 3시 30분.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대형 멀티비전에 자랑스런 대표선수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가자, 우레와 같은 함성이 인근 지역을
진동시켰다. 마치 붉은 땅이 일렁거리는 듯 했다. 교복 위로 붉은 티를 입은 고등학생에서부터 얼굴에 ‘파이팅 코리아!’를 쓴 아저씨까지
광장에 모인 30만 응원단은 모두가 하나였다.

경기
시작부터 한국 선수들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미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황선홍, 설기현, 김남일 등 선수들이 위협적인 슛이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낼 때마다 응원단은 진원(震源)이 돼 도시를 요동치게 했다. 지축을 울리는 함성과 해일처럼 덮쳐드는 응원의 물결로 광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러나 황선홍 선수의 이마에 흐르는 붉은 피가 불운의 징조였을까? 황 선수가 치료차 빠진 사이 한국은 매시스에게 선취골을 허용했다.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왔고, 30만 명에 달하는 응원단은 일순간 적막에 휩싸였다. 실망도 잠시 다시 가열찬 응원이 시작되었고, 응원의 기운이 대구까지
전달되었는지 선수들도 선취골의 충격을 벗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골운이 없었다. 후반전에서도 한국팀은 여전히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번번히
놓쳐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시간이 자꾸 흘러감에 따라 응원의 열기도 잦아들었다. 퍼붓는 장대비를 맞고 있던 응원단들의 눈빛에는 ‘한
골만’이라는 간절함이 배여 있었다.

후반 33분 ‘초조’, ‘불안’, ‘애원’ 등이 응원단 주위를 맴돌고 있었으며, 시청 앞 분위기는 싸늘히 식어가고 있었다. 그때 이을용의
센터링을 받은 안정환이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일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사람들은 서로를 얼싸 안으며 눈물 흘렸다. 비록 이후
역전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응원단의 열기는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되었다. 오늘의 MVP는 빗속에서도 90분 내내 목이 터져라 응원한
국민들이었다.


히딩크의
인천 상륙작전


6월 14일 포르투갈과의 조 예선 마지막 경기. 4천만 겨레의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팀은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16강을
위한 마지막 시험을 치렀다. 상대 포르투갈은 세계랭킹 5위.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따라서 반드시 이기거나 비겨야 자력
진출이 가능한 한국팀의 심적 부담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었다. 전날 히딩크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한국팀은 노련한 운영으로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홍명보, 송종국을 축으로 하는 포백 수비시스템을 통해, 포르투갈팀의
공격로를 철저하게 막는 짠물 수비가 주효한 것이다.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팀은 변변한 슈팅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때 갑자기 전광판을 주시하던 ‘붉은 악마’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같은 시각 대전에서 경기를 펼치던 미국이 이미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에게
2골을 허용한 장면을 방송국에서 내보낸 것이다. 대학로 야외 전광판 앞에서 초조히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일제히 “16강, 16강”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제 16강 진출은 9부 능선을 넘었다. 폴란드가 미국을 잡아준다면 한국팀의 16강 진출이 거의 확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태극 전사들은 더욱 부지런히 발을 놀렸다.

수많은 공방(攻防) 끝에 포르투갈 선수 한명이 퇴장 당하자, 경기는 급속도로 한국팀에게 유리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광화문, 대학로를 비롯해
전국 야외 전광판에 모여 앉은 ‘붉은 악마’들의 응원 함성도 높아져만 갔다.

후반 25분 박지성이 득달같이 내달아 상대 골문을 향해 번개 슛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 다리 사이를 빠져나와 골문 그물을 갈랐고, ‘붉은
함성’은 한반도 방방곡곡에 메아리쳤다. 16강이 꿈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국팀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시종 우세한 경기를 지속했다. “삑! 삑!” 드디어 종료 휘슬이 울렸다. 한국팀이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것이다.
버스들은 경적을 울리며 이날의 감동을 함께 했고, 일부 시민들은 축포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거리에는 오색빛깔 색종이가 뿌려졌다.
광화문, 대학로 등 시내 곳곳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시민들의 “대∼한민국!” 구호로 메아리쳤다.

지하철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관사들은 “빵빵빵 빵빵” 경적을 울리며, 사람들을 바삐 실어 날랐다. 이날 태극 전사들은 영웅이 됐다. “히딩크를
대통령으로!”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술집은 밤새 흥청거렸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도, 시청 앞도, 종로도 승리의 축배를 들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이날만큼은 하나가 되어 얼싸 안았다. “오∼필승 코리아!”는 전염 바이러스를 지닌 구호였다. 한 시민이 “오∼필승 코리아!”라고 외치면,
그 소리가 일파만파(一波萬波) 퍼져 모든 이들이 두 손을 치켜들고 함께 따라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거리에서 술을 공짜로 나눠주며 여운을
함께 즐겼다. 진보도 보수도 없었다. 경상도도 전라도도 없었다. 노인도 청년도 없었다. 여성도 남성도 없었다. 다만 한 핏줄 한국인이 존재한
뿐이었다. 그렇게 한반도는 하나가 됐다. 작은 축구공 하나로.


 


명장 히딩크냐, 기인 트루시에냐


한·일 축구대표팀 이방인 감독의 혈투


딩크(56)와
트루시에(47). 한·일 축구대표팀의 이방인 감독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트루시에. 그는 1998년 9월부터
일본 대표팀을 맡아 이듬해 세계청소년대회 준우승, 2000년 아시안컵 우승을 이뤄내면서 일약 ‘일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트루시에 닛폰’의
자신감은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절정에 올랐다.

트루시에가 세계적인 감독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그는 1976년 프랑스 2부 리그에서 무명으로 뛰다가,
남아공과 모로코의 클럽 팀을 맡으면서 지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약체 남아공을 잘 추슬러, 본선
조별리그에서 2무 1패의 ‘꽤 괜찮은’ 성적을 거둬 국제 축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히딩크, ‘오대영’ 오명 벗고 권토중래(捲土重來)

일본 축구의 비약적 발전에 심적 압박감을 크게 느낀 한국 축구계는 2000년 12월 거스 히딩크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히딩크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에게 오대영 참패를 안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팀의 사령관. 그는 네덜란드 명문 아인트호벤을 유럽 참피언스 리그 우승(1987∼1988
시즌) 우승시키고, 조국을 프랑스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세계 축구계의 명장이다. 우리에게 쓰라린 좌절을 안긴 그가, 하루아침에 한국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은 단 시일에 치료될 수 없는 난치병이었다.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 오대영 참패.
“히딩크도 별 수 없다”는 냉소 섞인 여론이 그를 압박했다. 석달 뒤에 열린 8월 15일 체코와의 평가전도 오대영. 더 이상 떨어질 나락이
없어 보였고, 월드컵 16강은 더욱 가물가물해졌다. 이때 생긴 히딩크 별명이 오대영. 앞이 깜깜한 부진의 터널 속에서 감독 경질설까지 흘러나왔다.


이듬해 3월 오랜 마음 고생 끝에,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유럽전지훈련 중 튀니지(0-0), 핀란드(2-0), 터키(0-0)와의 친선
경기를 통해 유럽 징크스를 탈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아시아의 리베로’ 홍명보가 가세한 수비진은 가의 철통 자물쇠에 가까웠다. 깨지더라도
강팀과 지속적으로 부딪혀야 한다는 것이 히딩크식 축구. 한국은 월드컵 개막을 며칠 앞두고, 잉글랜드와 프랑스라는 강력한 우승후보와 맞섰다.
결과는 1무 1패. 하지만 태극 전사들의 두려움 모르는 기세에 세계 축구계는 깜짝 놀랐다.


트루시에,
온갖 기행 구설수를 실력으로 재워


달이 차면 기운다고 했던가. 연일 상종가를 치던 트루시에호가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일본대표팀은 5월 8일 주전이 대거 빠진 레알마드리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시종 무기력한 경기 끝에 영패했다. 이날 패장 트루시에는 “어차피 이 경기는 축제처럼 즐기면 된다”며 축구 스타 지단에게
사인을 받으러 가, 또 한번 기인임을 입증했다. 또한 본선을 몇 일 앞둔 5월 15일 노르웨이전(0-3)에서도 완패. “16강은 기본이고,
8강은 선택이다”라며 기세 등등하던 일본열도가 불안감에 휩싸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도 잠시.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벌어졌던 6월 14일,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트루시에는 일본인의 불안감을 뛰어난 용병술로 잠재웠고, 히딩크는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다양한 전술로 격파했다. 현재 트루시에와 히딩크는 한·일의
영웅이다. 그러나 한번의 패배에 역적이 되는 것이 축구팀 감독의 운명.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 한·일 이방인 감독간의 대결에 축구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변(異變)은 계속된다


강호들의 무덤이 돼버린 2002 한ㆍ일 월드컵


회 개막전 세계의 축구전문가들이 우승후보로 꼽았던 나라는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브라질, 포르투갈, 잉글랜드. 그러나 이들 중 절반은 16강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귀국길에 오르리라고 상상했을까? 하지만 ‘신뢰는 배반당하기
때문에 매력 있다’는 말처럼 이변에 이변을 연출한 2002 한ㆍ일 월드컵은 강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세계
최강 무너지다


개막전에서부터 전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가 아프리카의 신예 세네갈에게 덜미를 잡혀 이변의 첫 테이프를 끊더니 결국 이변의 첫 번째 제물이
됐다. 사실 컨페드레이션컵에서 우승한 뒤 거칠 게 없어 보였던 프랑스의 이같은 ‘재앙’은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이 개막 직전 왼쪽 대퇴사두근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예술축구의 지휘자’ 지단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프랑스는 지단이 빠지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고, 본선무대를 처음 밟은 세네갈과의
개막전에서 0-1 패한데 이어 우루과이전에서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덴마크와의 최종전에 지단이 나왔지만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상태였고, 상대의 밀착마크가 계속되면서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다비드 트레제게, 티에리 앙리 등 막강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가 1골도 넣지 못하고 1회전에서 탈락해 2002 한ㆍ일
월드컵 최대 이변이 되었다.


강호들의 무덤

프랑스에 이어 우승후보 0순위였던 아르헨티나도 이변의 제물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함께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F조에 속해 있어, 예선통과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바티스투타, 크레포스, 베론 등 선수전원이 초일류급이어서 힘들지만 조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F조 최종전에서 힘과 높이를 앞세운 견고한 스웨덴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고전하다 1-1로 간신히 비기면서 승점 4로
스웨덴, 잉글랜드에 이어 조 3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전 대회까지 13차례 본선에 오른 아르헨티나가 1라운드에서 떨어진 것은 34년, 58년, 62년 3차례뿐이었다. 따라서 이번 탈락은 4번째이며
62년 대회이후 40년만이다.

이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우승후보인 D조의 포르투갈 역시 개최국인 한국에 패해 16강 문턱에서 고배을 마셨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미국에 2-3으로 패한 포르투갈은 2차전에서 폴란드를 4-0으로 대파했다. 그러나 한국전에서 지나친 승부욕을 보인 포르투갈은 선수 2명이
퇴장 당해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를 놓쳐 탈락의 눈물을 삼켜야했다.


검은
돌풍과 붉은 악마


이변의 희생양이 있으면 주인공이 있는 법,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은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꺾은 아프리카의 신예 세네갈이다. 힘과 스피드
그리고 개인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세네갈 선수들은 선수전원이 프랑스리그에서 뛸 정도로 기량이 출중했다.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인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포함해 아프리카 4개 팀이 본선에 오르지 못해, 홀로 16강에 오른 세네갈이 월드컵 ‘검은 돌풍’의 계보를 잇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또 다른 주역은 한국과 붉은 악마였다. 첫 경기부터 강호 폴란드를 2-0으로 제압하더니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선수들은 빠른 스피드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3경기 모두 상대편을 압도적으로
밀어붙여 세계를 경악케 했다. 또 경기장은 물론 전국을 붉게 물들인 붉은 악마는 한국 선수의 든든한 후원자였고,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열정적인 응원을 선보였다. 2002 한ㆍ일 월드컵에서 계속되는 이변의 종결점이 한국 우승이길 바라본다.


 


 


 


 


투표하고 월드컵 보자고 했건만


월드컵 열기에 묻혀버린 지방선거, 사상 최악 참여율 기록


“투표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요. 뭐 바뀌는 것도 하나 없고 누가 나왔는지도 몰라요. 요즘은 ‘칼퇴근’해서 월드컵 보는 낙에 살아요” 선거일이었던
6월13일 오전 9시 ‘코엑스 몰’에서 만난 정모(38·남)씨는 투표를 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정치권의 부정부패라는 악재에 월드컵까지 겹쳐, 참여도를 놓고 볼 때 이번 지방선거는 사상 최악으로 기록되었다.


지방선거 열기 달아오를 새도 없었다

투표율 48%. 예상된 결과였다. 월드컵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고, 당연히 지방선거는 뒷전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방송이 모바일 여론조사기관인
엠비존(www.mbizon.com)과 제휴해 13일 오후 3시30분부터 여론조사한 결과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 조사에서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과 지지하는 광역단체장의 당선 중 어느 것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3.7%가 16강 진출을
원한다고 답했다. 전화로 조사한 이 시점에 가정에서 월드컵을 시청하고 있었던 사람들 중 14.8%는 아예 후보자들의 이름을 모른다고 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관리관은 “지방선거 열기가 달아오를 새도 없이 월드컵 분위기로 넘어갔기 때문에 투표율이 더 떨어졌다”고 자체 분석했다.

그나마 투표를 한 사람들도 의무라는 생각에 무심코 던진 한 표가 많았다. 한국방송과 여론조사기관인 가람조사연구소가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보자 결정시기에 대해서 다수가 며칠 전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40.6%가 “며칠 전에 결정”했고,
“오늘 결정했다”는 사람도 23%에 달해 그 만큼 후보자 선택에 신중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강남구 삼성동의 홍혜경(51·여) 씨는 “그전 같으면 후보자 연설회장도 다니고 관심을 가졌을텐데 월드컵 시청하느라 누가 나온지도 몰랐다”며
“엊그제 배달된 홍보책자 보고는 도저히 판단이 서질 않는다. 손갔던대로 (당을 보고) 찍을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층의 투표참여는 지난 98지방선거 때의 저조했던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98지방선거 당시 20대는 30.7%,
30대는 46%의 참여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20대는 20%대 초반에, 30대는 30%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축구바람은 이들을 신바람나게 했지만 정치바람은 실망시켰기 때문이었다. 강남구 삼성동 모초등학교에는 6월13일 오전 축구를 하는 4명의 20대
학생들이 있었으나, 이들 중 투표를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선관위와 행자부, 시민단체와 후보들까지 나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선관위는 월드컵 응원단이 등장하는 공익광고를 방송하는가
하면,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는 광고도 방송했다. 경실련 등 3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바른선거 유권자 운동’도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선거 당일까지 펼쳤다. ‘서울 YMCA 유권자 10만인위원회’도 지난 11일 ‘투표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사람이 당선돼
생활정치가 왜곡된다’는 등 ‘유권자 7대 행동수칙’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였었다. 그러나 월드컵에 빼앗긴 국민의 관심을 되찾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주민참여의 민주주의는 월드컵으로 인해 시련을 맞았고, 침묵하는 다수가 정치를 후퇴시켰다.


 


경제월드컵, 우리의 현주소는?


월드컵특수 노린 기업마케팅 ‘활발’… 예상보다 관광객 저조한 관광산업 ‘시들’


60억
세계인의 눈이 집중되는 2002 한·일 월드컵경기는 그 열기만큼이나 그에 따른 부가적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특히 스포츠로서의 월드컵이
아닌 경제특수로서의 월드컵에 대한 기대치는 대단히 크다. 실제로 많은 기업체들이 우리나라가 폴란드와 첫 경기를 가진 지난 6월4일 이후
뜨거워진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 브랜드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를 통한 월드컵 경제특수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와는 달리
예상외로 외국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자, 월드컵 특수를 노린 상가들과 관광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기업,
브랜드 마케팅 ‘혈전’


한·미전이 열린 6월10일 전날, SKT(SK텔레콤)의 프로모션팀은 3조로 나눠 시청 광장에서 밤을 새며 일을 했다. 광장 앞 3곳에 이동식
전광판이 구비된 임시 무대 ‘레드 스테이션’ 설치작업을 한 것이다. SKT는 이와 함께 크라잉 넛 등 인기가수들을 동원, 거리 응원전에
열기를 더했다. 또 시청 앞에 모인 응원진에게 자사 이동통신 모델인 스피드011이 쓰여있는 붉은 악마 티를 나누어 줘 적은 투자로 확실한
광고 효과를 챙겼다. SKT 프로모션팀 관계자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당연한 사업이었지만, 시청 광장에 모인 15만여명의 인파로 인해 홍보
효과가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KT말고도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이번 월드컵경기에 후원금 1,300억원을
지원해 단기적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 효과인 가치도 높이게 됐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축구팀 응원단인 ‘치우미’를 후원하며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차원의 마케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월드컵을 통해 세계인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국의 관광객, 응원단
뿐 아니라 많은 경제인이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차 내한했다. 이들은 개막식을 전후해 산업자원부와 재계가 마련한 투자설명회, 구매상담회, 한국우수상품전람회,
수출상담회 등을 둘러보며 한국경제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직접적인 경제효과도 적지 않지만 중·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대외이미지와 기업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가전업 또한 눈에 띄는 매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월 이후 대형TV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이상 늘어났다”고
밝히며 “지난해의 경우 에어컨이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상품이었으나 올해는 월드컵 때문에 벽걸이 TV를 비롯한 대형 TV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항공특송업계, 자동차 2부제에 따른 렌터카업계, 주류업계 등이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


예상 빗나간 관광특수

하지만 경제특수에 대한 예상에서 빗나간 부분도 상당하다. 특히 중국특수를 노려 각종 이벤트를 준비해둔 업체들은 중국 관광객 수가 당초 예상했던
인원인 10만명의 반도 안돼 낭패를 보고 있다. 중국 이외에도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는 문화관광부가 예측한 54만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지난 5월20일부터 6월2일까지 여행자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하루평균 2만9,973명이었다.
또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6월4일 입국자는 1만6,000여명으로 월드컵 전 평균에도 못미치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 외국관광객 수를 약 54만명으로 예측했으나 아직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가 경제 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고, 일본관광객이 줄고, 중국관광객이 예상외로 적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경우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인 5월
말, “숙박예약 및 여행사 고객 현황을 파악한 결과 30만명이 이미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월드컵 기간까지 당초 추정치인 33만명 이상의
외래방문객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이 예상치에 이르기도 쉽지 않게 됐다.

또 FIFA 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사가 해외 티켓 판매분을 제대로 팔지 못해 관광객이 예상보다 훨씬 줄어든 것도 관광특수를 누리지 못한 큰
이유다. 더구나 바이롬사는 월드컵기간에 경주 등의 특급호텔 객실을 70% 예약해놓고는 50%를 한달전에 해약하는 사태를 빚어 일반 관광객을
상대로 판촉을 실시하지 못한 숙박계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월드컵 관련 상품의 매출 실적도 부진한 형편이다. 월드컵 상품 전문 매장에 들르는 관광객들은 대체로 월드컵 관련 상품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직접 손님들과 맞닥뜨리는 상가 밀집지역에서는 예상외의 판매저조에 울상이다. ‘리틀 차이나타운’으로 불리는 연남동·연희동
일대 음식점들은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는 날에만 단체손님이 많은 편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평소와 별 차이가 없다”고 걱정했다.







“일본관광객 빠져나가고, 중국관광객은 다 어디에…”


월드컵 ‘특수’ 지나쳐가는 재래시장, 매출 저조해 ‘울상’


요즘
서울시내 거리를 지나다보면 곳곳에서 외국 관광객을 만날 수 있다. 월드컵 대회로 인해 이른 아침부터 서울의 거리를 활보하는 외국인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특히 용산구 이태원과 종로구 인사동에는 문화축제를 관람하고 물건을 고르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다.

개막전이 열린 다음날인 6월1일.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서한국 전통상품을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국의 도자기를 직접 빚어보고, 전통악기 대금을 불어보는 등 이들은 한국의 문화상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인사동에서 전통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중원(40)씨는 “문화행사를 보러 온 외국인들이 인근의 카페나 음식점, 공예품점 등을 들러 매출을 올려주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가들이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본관광객이 빠져나간 재래시장들은 월드컵으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며
울상이다. 동대문에서 의류도매업을 하고 있는 박정애(29)씨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보따리 상인들이 장사가 안된다며 아예 옷을
구입하러 오지 않아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용산구 이태원의 경우도 상권이 살아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6월5일 이태원의 해밀턴 호텔 앞 상가. 서툰 한국말로 포르투칼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하먼(33)씨는 “한국에는 다양한 물건을 구경할 수 있지만 싼 편은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젖기도 했다. 이태원관광특구
연합회 성기택 회장은 “월드컵공동 개최로 일본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져 매출이 평소의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월드컵 관광특수로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중국관광객의 저조한 입국 실적도 상인들을 울먹이게 한다. 중국인 밀집지역으로 600명이
넘는 화교들이 살고 있는 마포구 연남동은 인근의 서대문구 연희동과 더불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해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준비된 관광지’로 손꼽혔다. 서울시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중국음식 엑스포’를 여는 등 관광객 유치에 정성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적어 처음의 기대치를 벗어난 것은 다른 곳과 별반 차이가 없다.



 


월드컵보다 더 즐거운 문화월드컵


전국적 문화행사 풍성, 인종과 세대 넘은 축제의 장


드컵을
맞아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민속문화에서부터 첨단 IT문화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3세계 국가에서부터 한국의 전통까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문화행사들로 전국이 축제 분위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은 국가차원의 ‘대사’로 치루어졌다. 문화월드컵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부분의 행사가 정부 주도하에 기획되었다. 이 때문에
공연장과 전시장은 물론 거리와 지하철까지 크고 작은 행사들이 끊이지 않았다. 질적으로 엉성하고 상투적인 행사도 더러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흥을 북돋우기에는 충분했다는 평이다.

출전국들의 민속문화를 소개하며 지구촌 교류의 장을 조성했던 문화행사와 세계평화나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축제들이 돋보였지만, 역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우리문화를 알리는 행사들이었다.

‘종묘제례악’ ‘어가행렬’ ‘가례재현’ ‘탈춤’ ‘가야금병창’ 등 외국인을 겨냥한 전통문화 행사가 많았고, ‘IT체험관’ ‘디지털체험관’
‘IT기업전시관’ 같은 디지털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자랑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한국 명작 영화들을 영어자막까지 넣어 방송할 만큼,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세심한 정성은 각처에서 보였다. 하지만, 예상외로 외국 관광객들이 적어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전통문화를 관람한 외국인들은 캠코더로 촬영을 하며 흥미를 보였지만, 내외국인이 함께 제기를 차고 널뛰기를 하는 모습은 언론에 비친 것처럼
그리 흔하거나 많지는 않았다. 전통문화 행사들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미를 알리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보다 내국인들이 고유문화의 아름다움을
새삼 인식하고, 정서적으로 연대감을 느끼며 축제를 즐겼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발견할 수 있겠다.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어울림

서울의 경우 인사동, 대학로, 신촌, 홍대, 동대문, 이태원 등의 관광명소에서 월드컵 기간 내내 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역 축제들은 이번
월드컵 문화행사의 특색을 집약하는 면이 있다. 젊음의 거리 신촌의 경우, 라이브콘서트와 야외영화제 등 대학문화의 성격을 보여주었고, 클럽문화의
산실 홍대지역은 언더그라운드 예술 축제가 주로 열렸다. 전통의 메카 인사동은 한국의 민속을 알리는 행사를, 쇼핑명소이자 공연장으로 굳어지고
있는 동대문과 남대문, 명동은 패션쇼를 비롯 락 페스티벌, 힙합댄스 등을 펼쳤다. 이태원은 ‘서울속 작은 외국’ 답게 민속 축제와 음식
축제 등 세계 문화를 두루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월드컵 문화행사들을 전통과 세계민속, 분위기를 돋구는 놀이, 공연 및 전시 작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면 서울시 관광명소들은 지역별로
이러한 분류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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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의 메카 ‘인사동’


인사동 문화거리에서는 월드컵 기간동안 한국 전통 문화 축제가 열리고 있다. 전통혼례, 길삼 시연, 자연염색, 투호 놀이 등 다양한 민속
문화 행사로 특히 외국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지역이다.

인사전통문화축제는 1987년에 시작되어 올해 15회째를 맞는, 서울의 대표적 문화행사다. 지난해까지 5월 초에 이틀간 열리던 축제 기간을
월드컵을 맞아 대폭 늘렸다. 이번 행사는 종로구와 인사전통보존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와 서울시가 후원, ‘인사동과 남산’이라는 주제로 인사동
거리는 물론, 남산 팔각정까지 무대를 넓혔다.

평소에도 관광객들이 많지만, 월드컵을 겨냥한 다양한 기획으로 인사동에는 축제가 있는 주말마다 인파로 북적였다. 자연 염색 옷감에 ‘뷰티풀’을
연발하고, 떡메로 인절미를 내려치며 즐거워하는 외국인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투호 놀이나 도자기 만들기, 한복입고 기념사진
찍기 등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장점이었다. 솜씨 좋게 짚신을 삼는 노인들의 손놀림에 넋이 나가기도 했고, 공식적인 행사는
아니었지만 엿장수의 현란한 가위놀림도 박수갈채를 받았다. 덕분에 외국 관광객들에게 엿이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는 이영희씨(23)는, 직접 제작한 한국문양의 티셔츠를 인사동 거리에 전시했다. “내외국인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졸업작품에
반영하고 옷도 팔기 위해서 여러 가지 문양을 만들었다”는 이씨는 “전통문양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다. 4시간도 안돼 거의 다 팔았다”며
흐뭇해했다.

무엇보다도 인사동 축제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손이화 무당의 만신 작두굿이었다. 장사진을 이룬 작두굿판은 2일 인사동 대일빌딩 앞에서 월드컵
성공 개최를 기념해 열렸다. 손이화 만신이 날이 시퍼런 작두에 목이나 혀를 대고 긋자 몇몇 관객들은 눈을 찔끔 감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12계단 작두를 밟고 꼭대기에 올라 선 손이화 만신은 “한일 월드컵 세계적인 잔칫날”을 맞아
“궂은 날 맑게 하시고 크고 작은 사고 미리 막아”달라는 기원을 작두 위에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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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작은 외국 ‘이태원’


이태원은 이국적인 지역 분위기에 맞춰 세계의 민속 댄스와 음악, 음식을 선보이는 축제를 준비했다. 판소리, 한국무용, 민요 등 전통 공연도
있었지만, 다른 나라들의 공연에 비해 특별히 횟수가 많지는 않았다. 이태원 문화축제의 미덕은 세계인들이 어울리는 교류의 장으로서 빛났다는데
있다.

이태원관광특구 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이 후원한 이태원관광축제 또한, 월드컵 기간 동안 계속 이루어진다.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은 월드컵 출전국들의 민속춤이다. 무대가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객석과 가깝고 관중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이태원 축제의 매력.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웃고 손잡고 춤추는 모습은 월드컵이 세계의 ‘축제’ 임을 실감나게 했다.

이태원 축제를 관람한 이승환(29)씨는 “우리의 전통만 정겨운 줄 알았는데 외국의 민속도 친근하고 소박해 놀랐다”며,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전통은 모두 아름답고 인간적이다. 지구촌이 이렇게 가깝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태원 일대에는 32개국의 음식들이 총망라되어 관광객들의 미각을 끌었다. 독일하면 맥주, 중국하면 만두 같이 잘 알려진 외국 음식을
비롯해 코스타리카나 파라과이처럼 생소한 음식문화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월드컵 기간동안 이태원은 특별세일에 월드컵 관련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로 분위기 북돋워

지역구 행사 외에도 드럼페스티벌, 깃발축제, 불꽃축제, 광화문 빛의 이벤트 등은 특히 인파를 모은 행사였다. 삼청각이나 운형궁에서 마련한
민속 공연들도 극찬을 받았다. 미술계에서는 월드컵을 맞아 세계의 화합과 전통문화의 전파를 꾀하는 움직임이 많았다. ‘바벨 2000’이나
‘한민족의 빛과 색’ 등의 전시가 그것이다.

피아노의 정명훈, 바이올린의 슐로모 민츠, 첼로의 미샤 마이스키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거장들이 모인 ‘세븐스타 갈라 콘서트’도
화제의 공연 중 하나였다. 볼거리 외에도, 중국 및 터키 문인 6명을 초청해 개최한 ‘문학의 밤’ 행사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문화행사였다. 전야제와 개막식은 화려했지만,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열렸던 문화행사들은 공간의
어수선한 분위기 탓인지 지속적으로 주목을 끌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썰렁한 프로그램이라도 없는 것만 못한 행사는 없었다.

















한국전통복식2002년
특별전


국립대구박물관은 월드컵을 맞아 전통복식 특별전을 마련했다. 뼈바늘, 청동단추 등 선사시대유물에서 조선시대 궁중복식까지 한국의
전통 복식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 궁중 혼례모습을 재현, 안동포짜기, 전통염색 등 생생한 복식문화를 볼 수 있는 행사도
준비했다. 내외국인들에게 우리 복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구를 첨단패션섬유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다.
8월4일까지 전시된다.



한민족의
빛과 색


월드컵 기간 중 열리는 우수한 문화행사로 손꼽히는 전시 중 하나. 서울시립미술관의 개관기념 전시이기도 한 ‘한민족의 빛과 색’이
다음달 5일까지 열린다. 빛과 색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한국문화를 읽어내는 전시로,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기획의도다.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 한국의 빛과 색에 담긴 철학과 사고방식, 상징체계를 보여준다.



덕수궁
가족음악축제


199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덕수궁 가족음악축제가 이번에는 월드컵을 맞아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전형적인 오케스트라 연주복을 벗고
각국의 국가대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것.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에서 ‘피파 페어 플레이(FIFA Fair Play)’ ‘더
컵 오브 라이프(The Cup of Life)’ 등 월드컵 관련곡들을 편곡해 연주한다. 6월 한달 동안 매주 덕수궁에서 공연은 계속될
예정. 덕수궁에 입장한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2002
플래그 아트 페스티벌


아직 ‘깃발축제’를 관람하지 못했다면 늦기 전에 가보자. 특히 상암동에 경기가 있는 25일 오후에 찾아가면 각종 문화행사도
더불어 볼 수 있다. ‘플래그 아트 페스티벌’은 월드컵공원내 난지천과 하늘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32개국 본선진출 국기 및 엠블렘
등을 비롯해 군기, 어기, 농기 등 전통깃발과 국내외 창작깃발, 군집깃발 등이 전시된다. 해외 미술작가 200여명, 국내작가
300여명이 참여해 세계평화에 대한 갈망을 깃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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