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오는 9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 고객 2명 가운데 1명은 기존 주거래 은행을 이미 변경했거나, 바꾸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2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5~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계좌이동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2%가 이같이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3년 내 주거래 은행을 변경했다'는 응답자가 17.8%, '최근 3년 내 변경하고 싶었으나 못했다'는 응답자가 33.4%를 차지했다.
계좌이동제는 은행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기존 계좌에 등록돼 있던 여러 자동이체 건을 신규 계좌로 자동 연결해주는 제도다.
현재는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변경하려면 기존에 등록돼 있던 각종 자동이체 건을 직접 신규 계좌로 변경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출금이체 건이 누락될 경우 발생하는 손해를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은행 간 출금이체 정보를 중계해 주는 전산시스템을 통해 신규 계좌 개설 은행이 자동이체 목록을 일괄 이전받기 때문에 자동으로 변경된다.
이들이 주거래 은행 변경을 원했던 이유로는 '가까운 영업점이 없어서'가 43.4%(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이어 '다른 은행의 우대 서비스가 좋아 보여서'(38.3%), '다른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높아서'(20.3%), '다른 은행의 대출 금리가 낮아서'(15.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지 못한 이유로는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58.1%로 가장 높았다. '자동이체 항목을 직접 변경해야 해서'(33.5%), '주거래 고객 우대 혜택이 소멸돼서'(1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주거래 계좌를 옮기려는 고객들도 많아질 것"이라며 "이는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은행들의 대응 방안으로 ▲주거래 고객 선정 기준 완화 및 우대 혜택 확대 ▲장기 거래고객 확보를 위한 장기 만기상품 판매 ▲기존 및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금리 우대상품 출시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