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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배우들, 액션영화 주인공 되다...KBS '레이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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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액션영화에서 여배우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조력자였다. 남자 주인공 옆에서 정보를 찾아 주거나 미모로 적을 홀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심한 경우에는 방해꾼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적에게 인질로 붙잡혀 짜증을 유발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K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레이디 액션'은 여기서 출발했다. 액션 전문 여배우가 없고, 나이가 들수록 여배우로서 설 자리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액션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여배우 6명을 모았다.

 '레이디 액션' 속의 여배우들은 조력자도, 방해꾼도 아니다. 그동안 그들이 보여줬던 예쁘고, 청순하고, 사랑스럽고, 섹시한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었다. 남자배우도 힘들어 한다는 액션연기를 통해 신체적 한계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프로그램의 진짜 주인공으로 나섰다.

6일 '레이디 액션' 기자간담회에서 한경천 담당 CP는 "여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바탕으로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고세준 담당PD는 "요즘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이 유행하는데 새로운 소재로 공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몰입해서 볼수록 더 큰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민수, 김현주, 손태영, 이시영, 최여진, 이미도가 정두홍 무술감독의 총 지휘에 따라 2박3일 간 합숙하며 액션을 배웠다. 조민수는 "여배우들의 채워지지 않는 다양성에 대한 갈증을 이렇게 예능 프로그램에서라도 조금 풀면 편해지지 않을까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기초체력훈련과 몸을 쓰는 연습부터 10m 높이에서 고공낙하, 5m 깊이 수조에서의 액션, 몸에 불을 붙이는 연기 등 고난이도 수업이 진행됐다. 손태영은 "하루하루 지나면서 조금씩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데에서 희열을 느꼈다"며 "다른 동료들이 없었다면 못 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처음에는 이들이 하면 얼마나 잘 하겠냐는 생각에 기대치를 낮췄는데 그 벽을 이 여배우들이 확실하게 깨줬다"며 "2박3일 같이 생활하면서 이 여섯 명에 대해 존경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액션전문 배우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레이디 액션' 출연진이 액션연기로 인정받는 하지원과는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미도는 UFC 진출까지 가능하다"며 웃었다.

 "포기하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리던 김현주도, "몸이 결혼 전과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는 손태영도 성공적으로 2박3일 간의 액션 수업을 마쳤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라'는 문구가 출연진에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출연진이 각자 가진 체력적 한계에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붙이는 투혼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조민수는 "'레이디액션'은 배우들이 만든 게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한 명, 한 명 지도해 준 여섯 명의 무술감독이 부족한 것을 계속 채워줬다"며 그들에게 공을 돌렸다.

 "첫 날 저희가 너무 겁을 먹으니까 정두홍 감독님이 '저희가 목숨을 내놔도 배우는 다치게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되게 무섭고 낯설어서 못할 수도 있었는데 여섯 명의 감독님이 믿음을 주셔서 할 수 있었습니다."(조민수)

 '레이디 액션'은 오는 8·9일 오후 9시15분에 방송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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