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년째 적자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적자가 계속되면 그간 쌓아둔 돈(적립금)이 바닥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야 할 판이다.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 주는 것은 한국은행법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적자는 당장 국민 세금 부담을 늘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은의 독자적인 통화정책 운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문제다.
26일 한은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윤건영(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 상반기에 56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 상반기에 유가증권과 예치금 이자 등으로 6조2057억원을 벌어들였지만 통화안정증권 이자와 예금 이자 등으로 6조7691억원을 지출했다. 한은은 올해 1조231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004년 1502억원 적자를 낸 뒤 2005년 1조8776억원, 2006년 1조75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3년 말 6조원에 달하던 적립금은 지난해 말 현재 1조9970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서 올해 적자(추정치)를 빼면 적립금은 7660억원으로 뚝 떨어진다. 내년에도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경우 적립금은 바닥나게 된다.
2001년에는 4조2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우량기업’이었던 한은이 적자의 수렁에 빠진 것은 비용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통화안정증권 이자 부담 때문이다. 한은은 2002~2004년 원-달러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대규모 환율 방어 전략을 폈다.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였고 이 때문에 시중에는 돈이 넘치게 됐다.
한은은 넘치는 돈을 회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크게 늘렸다. 8월 말 현재 통안증권 규모는 156조1000억원에 이르며 이자만 연간 7조원대에 달한다. 한은은 올 상반기에도 통안증권 이자로 3조6696억원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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