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가는 지름길
새로운 로켓 개발로 도달시간 단축
화성은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가능성의 별’로
인식되어왔다. 수많은 SF소설에서 화성인과 지구인의 화성 이주가 등장했던 것만으로도 화성이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꿈’을 주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과학자들 또한 화성을 중요한 별로 생각하고 있다. 우주에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별들 중 지구와 가장 흡사하고 또한 가까운
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가 화성으로 발사한 무인 탐사선은 모두 31대, 이중 12대가 성공했다. 이 탐사선으로 최근 화성에는 두꺼운 얼음층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선명한 이빨자국 같은 사진들은 지층에서 물이 스며들어오고 있다는 증거다. 화성에 물이 있다는 것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유인 화성탐사 계획도 진행중이다. 현재 진행중인 국제 우주정거장(ISS)의 건설이 끝나는 2005년 이후 국제적으로 탐사단을 만들고 예산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국제 우주항공계의 구상이다. .총 예산은 5백억~6백억달러(65조~80조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며,
2018년 정도에 본격적인 유인 화성탐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플라즈마, 태양계 탐사의 새 장 연다
화성 탐사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핵심은 왕복시간의 단축이다. 현재 화학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으로 화성에 가려면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탐사 뒤 지구로 돌아올 때는 18-20개월 정도를 화성에서 기다려야 한다. 지구를 향한 궤도에 진입했을 때 지구가 바로
앞쪽에 있는 상태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출발에서 귀환까지 3년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86년부터 모두 7차례라는 최고 우주 비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현직 우주비행사 창 디아즈(Franklin Chang Diaz.52) 박사는 7월 4일 개최된
강연회에서 지구와 화성의 거리에 대한 재미있는 비유를 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것은 조그마한 개미가 북한 끝에서 남한끝까지, 한반도를
기어가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우주비행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1년 5개월 이하였다. 장기간의 우주비행은 우주비행사의 건강 및 심리상태에 위험한
영향을 준다. 따라서 시간적 제약은 화성 탐사를 위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고안한 것이 플라즈마 로켓이다.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를 넘은 제4의 물질이다. 우주의 대부분 물질은
플라즈마다. 이 물질을 로켓에 적용하면 엄청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즈마는 속성상 자기장에 의해 가둘 수 있으며
자기장을 따라간다. 자기장은 녹지 않는 특징이 있다. 엔진은 세 개의 셀로 구성되는데 앞부분의 셀은 기체(수소)를 이온화시켜 플라즈마를
발생시킨다. 중간의 셀은 발생된 플라즈마를 가열하며, 뒷부분의 셀은 플라즈마를 분출시킨다.
온도는 곧 속도다. 플라즈마가 뜨거워질수록 속도는 빨라진다. 플라즈마 추진방식을 이용하면 화성 비행에 약 3개월이 걸린다. 자동차 기어와
같이 속도를 바꾸기 쉽다는 것도 플라즈마 로켓의 장점이다. 창 디아즈 박사는 “뜨겁게 데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말한다. 작년말
쯤에 100만도를 넘어서 차츰 발전하고 있는 단계고, 희망적이다. 플라즈마 로켓이 태양계 탐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기 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화성까지 3개월’은 헛된 망상은 아닐 듯 하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