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맛과 멋이 어우러진 음식 연출가
“김치
한 조각의 자존심… 마법에 걸린 아침 식탁…”
‘가빈’이라는 홈페이지(www.food-deco.com)를 열고 맛과 멋이 어우러진 식탁 꾸미기에 들떠 있는 정혜승·최신애(30·여)씨.
동갑내기 친구인 이들은 잡지, 광고, 방송, 메뉴판 등에 보기만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도록 음식과 그릇, 식탁을 연출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다.
국내 푸드스타일리스트 1세대인 조은정(51)씨의 식공간연구소에서 교육생이자 스탭으로 만난 이들은 직접 이 분야에 뛰어들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발로 뛰며 능력을 보여주고자 과감히 1년반 전 ‘식공간’을 나와 독립했다.
파 하나를 썰어도 정확한 치수를 요하게 되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매력을 정혜승·최신애씨에게 들어본다.
음식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필수인 직업
푸드스타일리스트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보는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사람들은 느껴지는 맛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맛을 돋구는
멋, 즉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게 됐죠.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이처럼 보여주는 음식을 촬영하기 위한 광고, 방송, 사진 등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이를 다시 멋있게 세팅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 직업에 종사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조건은 있나
우선 평소에 요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해요. 요리를 즐겨해야 하고 사물의 미와 추를 구별해 낼 수 있는 감각도 필요하죠. 또 체력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보통 촬영이 있는 날은 그릇이며, 소품, 요리 재료까지 모든 짐들을 직접 챙겨서 다녀야 하기 때문이죠. 한번은 촬영이 있어
소품들을 짊어지고 건물에 들어가는데 경비아저씨가 ‘보따리 장사 아니냐’며 쫓아내려고 한적도 있어요. 아참, 먹는 것도 좋아해야 해요.
어디서 교육을 받으면 되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식 국가교육기관은 없어요. 조은정 식공간 연구소, 이화여자대학교 평생 교육원, 라퀴진의 쿠킹 & 세팅 플러스,
강홍준 탑 스튜디오, 숙명여대 디자인대학원 등이 기초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어요. 특별히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조리사 자격증은
따 놓는게 좋겠죠.
취업처와 연봉은 어느정도 인가
푸드스타일링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 취직할 수 있지만, 주로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연봉은 경력과 능력에 따라 다르죠.
방송촬영의 경우 상차림 하나에 25만~30만원선. 사진촬영은 15만~20만원선이죠. 하지만 첨가되는 음식이나 소품, 크기에 따라 각각 달라요.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기본적으로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색채학 공부, 사진 공부를 해두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현장 감각,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스탭과
어시스트 활동은 필수죠. 겉보기와는 달리 힘든 일이 많은 직업이니 환상은 갖지 않는 게 좋아요.
정수영 기자 cutejsy@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