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가 테러보다 더 무섭다”
美기업들 분식회계 여파가 전 세계로… 미국식 경제의 종말 예고
미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여파가 한국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넷째주 한국의 증권시장은 지난주보다 무려 33.72 포인트 폭락했다. 이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가 분식회계 스캔들로
폭락하는 미국증시 불안에 영향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증권시장은 미국의 뉴욕증권 시장에 가장 민감해 일본, 홍콩 등 보다 최근의 미국경제 하락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미국경제의 최근 하락세의 원인을 알아보고 한국경제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분식회계, 美경제 하락세 촉매작용
분식회계는 미국증시와 달러가치를 급락시키면서 미국발 세계금융불안의 근원이 되고 있다.
작년 10월 에너지 거래업체인 ‘엔론’에서 시작된 미국경제의 부패에 대한 의혹은 업종과 기업규모 우량, 비우량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GE, GM, IBM, 제록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까지 분식의혹을 받고 있을 정도다. 엔론, 월드컴, K마트, 글로벌크로싱
등 10여개 기업들은 분식회계의 여파로 이미 파산했거나 파산일보 직전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 상장기업 5개중 1개꼴로 매출과 이익을 부풀리거나 손실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월드컴의 추가 부정회계 및 미국 최대 제약사인 머크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뉴욕증시에 투매사태가 재연된 게 그 예다.
특히 세계 5대 회계법인인 아더앤드슨이 자사가 부실감사한 회계장부를 파기하는 불법을 저지르다 파멸의 길을 걷자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투명하다는 월가는 이제 분식회계의 온상으로 전락한 듯 하다.
분식회계, 9.11테러보다 더 큰 충격
9.11테러에도 끄떡없었던 미국경제도 분식회계의 충격으로 10년만에 최악의 상태다.
분식회계 스캔들로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대책 수립에 나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회계부정 기업을 ‘썩은 사과’로
규정, 대대적인 회계개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의회도 분식회계방지 법안을 심의중이고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정부주도의 타율적인 회계법인감독 강화책을 수립했다.
세계 펀드매니저협회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기관도 분식결산의 주요 원인인 과다한 스톡옵션과 경영진보수의 억제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EU 회계방식과 함께 국제회계기준의 양대 산맥을 구성하고 있는 미국 회계방식의 개혁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국제회계기준의 대변화도 불가피해
졌다.
미 기업들의 부정회계로 ‘미국식 글로벌스탠더드’, ‘미국 경제모델은 세계경제의 표준’이라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경수 기자 earlybirds@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