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SOC 위탁 운용사로 선정된 자산운용사가 국민연금으로부터 지급받은 펀드결성비용으로 단란주점, 룸살롱에서 회식을 하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각하다고 지적됐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이러한 자산 운용사에 대해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4000억 원 대의 연금자산 위탁 운용을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재희 의원(한나라당)은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이 제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업무에 관한 내부감사 보고서’를 근거로, 2005년과 2006년 각각 국민연금 SOC 자산운용사로 선정된 두 회사에서 펀드 결성비용의 일부를 단란주점, 룸살롱에서 회식비용과 기념품 및 연회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SOC 투자를 위한 위탁운용사로 2005년 11월24일 DH자산운용(주), 2006년 5월19일 K자산운용(주)를 선정한 후 이 운용사들이 설립한 발해펀드와 이머징 펀드에 각각 1500억 원과 750억 원의 출자를 약정했다.
이 출자 계약서에 따르면, 운용사는 펀드 결성 전에 펀드 결성을 위해 집행한 비용(설립비용)을 펀드 결성 후 각각 1억5000만 원 및 2억 원 한도에서 펀드에 상환요청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펀드결성 비용은 주로 법률자문비용, 행정처리비용, 인쇄비용 등 사무용 비용만이 허용된다. 그러나 이 두 회사에서는 단란주점, 룸살롱에가서 회식한 비용, 기념품 및 연회비용까지도 펀드결성비용에서 지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에서 제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업무에 관한 내부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K자산운용의 경우 2005년과 2006년 일본식 주점과 서울 강서구의 S단란주점에서 총 118만45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DH 인프라 자산 운용의 경우에는 지난해 6월 종로의 한 횟집과 룸살롱에서 두 차례에 걸쳐 94만6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출금액에 대해 연금공단은 올해 4월에서야 뒤늦게 확인하고 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관행적으로 인정되지만 해외 사모 펀드의 경우에는 엄격하게 결성비용에서 제외하고 있는 설립총회 관련 기념품 구입, 연회비용으로 3986만 원을 펀드결성비용으로 지불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 연금공단은 지난해 12월 K자산운용에게 4000억대의 부동산 펀드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재희 의원은 “자산운용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준에 도달했다"며 "문제의 자산운용사에 추가 연금자산 배정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재희 의원은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을 가지고 단란주점이나 룸살롱 같은 곳에 가서 회식을 하는 것은 자산운용사의 도덕적해이의 극치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이와 같은 도덕적 해이를 저지른 회사에 대하여 추가적인 자산 배정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위탁사 선정시 운용사의 윤리적 문제도 함께 점검, 심사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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