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진전 어렵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외교안보 부분이다. 이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논란 속에서도 대통령 고유 영역으로 남아있는 부분일 뿐 아니라, 국군통수권 선전포고권 및 강화권 등 국가안보와 직결된 권한이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안보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국군통수권을 비롯한 국가원수의 지위로서 갖는 권한 역시 모두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어 안보 공백은 우려할만한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전반적 시각. 그보다 남북관계는 새로운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결단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권한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은 상당한 난관이 될 것이다. 이라크 파병과 한미 동맹관계 재조정 등 외교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의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법률적으로 모든 권한행사가 가능하더라도 대통령의 복귀가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행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총리가 인사권을 행사해 장관과 청와대 수석 보좌관 등 요직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현상유지만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공무원의 복지부동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청와대측은 우려하고 있다.
총선 사생결단 혈전 될 듯
가뜩이나 불황인 시기에 민생구제는 더욱 어렵게 됐다. 신용불량자 문제, 노사관계 구축 등 산적한 현안들의 해결이 불투명한 가운데 사회 전반의 갈등도 설상가상으로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갈등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통과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대국민 호소밖에 방법이 없는 열린우리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정면 공격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개헌론을 공론화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다. 개헌을 위해서는 20일 이상 공고, 공고 후 60일 이내 국회 의결, 의결 후 30일 이내 국민 투표 절차를 거치는 만큼 각 기간을 최소화하면 16대 국회에서도 개헌추진이 가능하다.
개헌론이 본격화될 경우 각 정치세력간의 이합집산, 개헌 후 주도권확보를 둘러싼 당내 권력투쟁 가속화 등 정국의 혼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부결할 경우에도 노 대통령의 지도력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반전의 기회로 총선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진단된다.
국정과 사회 전반은 탄핵안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의 회오리에 휩싸이게 됐으며, 4·19총선은 사생결단 혈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