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昌)의 독주 합종연횡이 막을 수 있을까?
다자대결 막바지에 양자대결로 좁혀질 가능성 높아
12월 19일 실시되는 제16대 대통령선거가 8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새천년 들어 처음으로 실시되는 이번 대선은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속에서 21세기 초반 국가의 미래와 운명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그 정치적,
역사적 의미가 실로 크다. 현재 대선가도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청와대 앞에 성큼 다가서 있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후보가
이 후보를 저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반은 온 것이 아니냐”는 이 후보의 청와대행엔 여기저기 지뢰가 깔려 있다는데…. <편집자주>
12월 대선까지는 많은 변수와 곡절이 남아 있지만 정치권의 역학구도와 흐름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 3자의 3강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자대결 구도라면 일단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유리한 입장이다. 추석 이후 민심의 흐름을 읽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여전히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마음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이뤄 양자대결로 갈 경우 이 후보가 노 후보에는 이기나 정 후보에게는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대선이 3자구도로 지속된다면 이회창 후보는 필승한다’는 것에 대선 전략을 맞추고 있다. 정몽준-노무현 두 후보가 엇비슷한
지지율로 경합하면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물거품이 된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구도다.
다양한 합종연횡
하지만 민주당내 친노-반노 세력, 중도파의 움직임 등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대선구도가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자리잡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이인제 의원과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한동 전총리,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국당 김윤환
대표 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제 3세력의 움직임이 대선 구도의 변화를 이끌어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내 친노-반노간 주도권 싸움끝에 분당이나 상당수 의원이 이탈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대선구도는 안개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이한동-이인제-김종필, △이한동-이인제-김종필-박근혜, △정몽준-박근혜 연대, △민주-자민련-민국당 3당합당 등
다양한 합종연횡 카드가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당내 반노세력의 정몽준 신당 합류설도 나돌고 있다.
막바지에 다다르면
이러한 다양한 연대구도의 성공 여부는 세규합의 정도와 국민적 지지를 받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 제3세력은 물론 ‘이-노-정’ 세 후보도
합종연횡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노-정 후보와 제3세력은 대선 직전까지 각개약진, 대권 가능성을 타진하되 독자 행보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시점에 ‘빅딜’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 정치분석가들은 ‘선거 막판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만약 이회창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경우 후보 단일화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분석해 보면, 16대 대선전은 당분간 3-4파전구도로 흘러가다 대선이 임박해 당선 가능성이 뒤쳐지는 후보끼리 연대,
대선 구도가 양자대결 구도 등으로 단순화될 공산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고 점쳐 지고 있다. 전례로 볼 때 대선이 임박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떨어지는 후보 사이에 힘을 합치는 방향으로 대선구도가 단순화되곤 했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